서른여덟과 서른넷. 그렇게 많은 나이도 아니지만 선배와 동료들이 대부분 코미디계를 일찍 떠나 방송에서는 '맏형' 격이 됐다.
1994년 데뷔해 공연으로는 올해 10주년을 맞은 컬투는 올 크리스마스도 공연으로 보낸다. 한번쯤은 남들처럼 편안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도 좋으련만 10년을 뛰어다니느라 바빠 크리스마스도 여름 휴가도 뒷전이었다.
이만하면 지치기도 할 텐데 '새로운 어떤 것'으로 관객을 만나려는 마음은 바닥나지 않는다.
10년을 정리하면서 그간의 코미디와 노트,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싶고 스크린에 걸 수 있는 단편영화 형식의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언뜻 감이 오지 않아서 구체적인 계획을 물으니 "코믹 영화는 아니고 스토리 라인도 없는, 여태 보지 못했던 것…안 해봐서 모르지만 도전처럼 해보는 거죠(김태균, 이하 김)"란 답이 돌아온다.
다섯 시간 동안 쉼 없이 즉흥 공연도 해보고 싶고 내년에는 소극장으로 돌아가 아늑한 공연도 하고 싶다.
"코미디를 해야 한다는 마음은 계속 갖고 있되 코미디만 계속 해선 답이 안 나와요.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드는 거죠(정찬우, 이하 정)."
"지금은 주로 젊은 층이 코미디를 보잖아요. 나이 들어서도 즐길 수 있게 앞으로 10년 후에도 코미디를 해야죠. 공연도 계속하고 우리만의 개척 장르도 필요해요(김)."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는 건 공연 현장의 '마약' 같은 짜릿함 때문이다. 여유 있는 호흡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는 데다 일부러 공연장을 찾아온 관객의 열의까지 더해 방송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공연장만의 분위기가 있다.
그렇지만 이른 나이에 '맏형'이 돼버린 건 아쉽다. 11월 복귀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선보이고 있는 '랄랄라 극장'을 보면 후배들의 코미디를 소개하면서 코너를 끌어가는 역할도 그렇고, 이제는 완전히 선배다.
"우리 나이에 코미디하는 사람이 거의 없죠. 20대 초반부터 길면 30대 초반까지… 한 5년 정도면 코미디언들이 TV에서 안 보여요(정)"
선배들이 차츰 떠나가면서 언제부턴가 선배가 돼버렸다. 이제는 후배들이 편하게 코미디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주고 싶다.
유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고 수준도 높아졌는데 아직도 코미디를 '시덥잖게' 바라보는 시각이 남아 있고 까다로운 심의도 자유로운 창작 욕을 틀에 가둔다.
먼저 개척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데 코미디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끊이질 않아 다행이다.
"신인인데도 처음부터 잘하는 후배들 많아요. 코미디 자체에 대한 인식이 바뀌도록 누군가 나서야 하는데 조금씩 노력을 보태면서 시작하는 거죠. 나이가 들었나봐요. 하하(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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