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 조기철군 불가"

입력 2005-12-19 10:10:47

"성급한 미군 철수는 敵들에게 이라크 넘겨주는 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8일 이라크전 개전 이래 처음으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이라크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라크에서의 조기 철군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동부시간 기준)로 예정된 연설에 앞서 배포한 연설 요지문에서 "이라크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성급하게 미군을 철수할 경우 전 세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세상을 과거보다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경우 그간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공언해온 적들에게 이라크를 넘겨주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 테러리스트 운동은 용기백배해 과거보다 훨씬 위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의 임무가 끝나기 전에 이라크에서 미군을 조기 철수할 경우 미국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라는 불신을 전 세계로부터 받을 것이고, 우리의 이라크 친구들을 포기하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조기 철군 불가론'은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이날 이라크를 전격 방문, "조기 철군은 우리의 선택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한 직후 나온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이라크 총선이 폭력행위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중동의 심장부에 민주 헌정 국가가 탄생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지금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을 보고, 대이라크 전쟁은 실패했고 더 이상 이라크에 미군을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나는 물론이고 이라크 현지 미군 사령관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쿠르드애국동맹(PUK) 관리의 친척 2명을 포함한 최소 17명이 주말에 잇단 테러 공격으로 숨지면서 지난 15일 총선 후 나타나던 이라크의 상대적인 안정세가 다시 무너졌다. 북부도시 키르쿠크에서는 17일 밤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이끄는 PUK의 관리인 호드르 하산 알 하마디의 사촌과 조카 부자가 자신의 집 부근에서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또 바그다드에서는 도로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져 경찰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등 주말 동안 이라크 각지에서는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바그다드A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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