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은 영원을 얻으려는 여로"

입력 2005-12-19 09:43:24

시문학, 최선영 시인 탐구 특집

시문학(詩文學) 12월호가 원로 여류 최선영 시인의 시세계와 시인탐구를 특집으로 꾸몄다. '이달의 시인탐구'라는 코너에서 시문학은 '나방', '오래 전 그 꽃밭은', '오우크 나무', '산사의 밤', '사랑의 불사조', '나무의 이별', '오빠를 생각하며','금붕어의 모습','램프를 끌 무렵','해변의 마을' 등 최 시인의 대표시를 소개하고 시인의 산문과 시인론을 게재했다.

경북 영천 출생으로 대구가톨릭대 교수로 정년퇴임한 최 시인은 1959년 '자유문학'으로 시단에 나와 '하나의 점이 되어'까지 일곱권의 시집을 냈다. 시인의 일관된 주제는 이상주의자의 거듭된 자기파괴를 통한 자기 세우기.

'탄생한 바다 속의 익사'와 '삶과 죽음' 그리고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비극'을 넘어서는 초월적인 사랑의 원초형 추구가 시인의 총체적인 미학이다. 시인의 시적 체질은 감성의 뿌리를 지니되 지적 인식의 등걸로 체현되고 있다. 따라서 서정적 음악성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시가 평이한 서술이 되지 않고 직관의 기운을 타고 자유로이 비상한다.

문학평론가 구중서 씨는 '존재의 문을 여는 언어'란 주제의 최선영론에서 그러면서도 어떤 성취에 자족하기를 경계하며 '시는 늘 끝이 아닌 시작이며 영혼의 고통을 거치는 과정'이라는 시인의 말을 대변했다.

최 시인도 '피그맬리언의 숙명'이란 제하의 산문에서 "새로 탄생한 시에 대한 시인의 경이는 삶과 우주와 신에 대한 외경으로 이어진다"며 "이것은 시작(詩作)의 고행을 통해 시인이 얻는 불가사의한 보상"이라고 밝혔다. 녹엽이 뙤약볕의 미덕에 의해 열매를 익히듯 자신의 시작 순례는 혜안을 얻어 영원을 헤아리는 재주를 얻으려는 여로(旅路) 이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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