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교수 7시간 조사

입력 2005-12-19 09:57:08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결과를 재검증하기 위한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18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수의대를 전격 방문, 황 교수와 연구원들을 직접 조사했다.

정명희 조사위원장 등 조사위원 9명은 이날 오전 10시께 수의대에서 황 교수와 이병천 교수, 강성근 교수 등 25명 내외의 연구진을 회의실로 불러 연구결과 등 최근 불거진 갖가지 의혹에 대해 면담조사를 벌였다.

지방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던 황 교수는 오전 10시 30분께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수의대 연구실로 출근했으며 오전 11시께부터 위원들이 있는 회의실과 연구실, 실험실을 오가며 면담과 자료 제출 요구 등에 응했다.

황 교수는 조사받은 지 7시간이 흐른 오후 5시 45분께 연구실을 나와 차를 타고 서울 시내 모처로 향했으며 연구원들은 밤 늦게까지 머물며 조사를 받았다. 조사위는 16, 17일 회의와 준비를 거쳐 이날부터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결정, 황 교수팀을 직접 면담하고 자료를 제출받음으로써 재검증 결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당초 19일부터 서면조사를 먼저 실시한 뒤 필요시 면담을 포함한 예비조사를 거쳐 본조사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조사위 관계자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과 황 교수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황 교수가 논문의 일부 조작을 인정함에 따라 예비조사는 사실상 하지 않고 바로 본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이날 첫 조사에서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보충자료의 데이터에 대한 사진중복 혹은 DNA 지문분석 자료의 의문에 대한 규명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실험노트와 데이터 등을 황 교수팀에서 전달받아 자료를 분석하고 황교수 등 연구진으로부터 의혹에 대한 해명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황 교수가 초기단계에서 동결보존하고 있다가 재검을 위해 해동·배양 과정에 있다고 말한 5개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검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위는 또 황 교수와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노성일 이사장과 논문의 진위 여부를 입증하는 데 필수적인 김선종 연구원(미국 체류 중) 등도 조사대상으로 보고 있다.

노 이사장도 이날 서울 미즈메디병원 연구실에서 자료 등을 챙기는 등 서울대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수의대 내의 본격적인 조사는 일주일 이내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사위는 "연구 자료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실험실과 연구실 등에 대한 출입통제를 실시했다"며 "그러나 배양 중인 세포들의 보존이나 배아줄기세포 이외의 다른 연구의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구자의 출입만을 제한적으로 허용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사진: 줄기세포 연구 결과에 대한 검증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19일 오전 입을 굳게 다문 채 서울대 수의대에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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