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송도 신도시 건설현장을 가다

입력 2005-12-19 09:57:41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와 국회의 수도권 계획적 관리에 관한 법률안 발의 등으로 대구·경북지역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파주,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경우 대기업 유치, 경제자유구역 건설 등 각종 대형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파주 LG필립스LCD 공장의 경우 7세대 공장 공정률이 90%에 달해 내년 3월엔 공장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고, 인천 송도정보화신도시도 건설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며 동북아시대 중심지로의 준비에 한창이다.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회원들이 지난 16일 파주와 송도신도시 현장을 방문, 대기업 및 대형사업 유치 노력과 현황 등을 살폈다.

▧파주LCD 지방산업단지

차세대 LCD 생산을 위해 설립되고 있는 LG필립스LCD 7세대 공장이 파주산업단지에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산업단지로 들어가는 도로에서부터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등 외부인의 진입을 막아 공장 내부를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파주LCD산업단지는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와 탄현면 금승리 일원에 조성되는 51만3천 평 규모의 대규모 산업단지로 지난 2003년 7월 착공, 오는 200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에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LG필립스LCD와 함께 대성가스, SMT(주), 희성전자 등이 입주하게 된다. 이중 LG필립스LCD 7세대 공장의 경우 공사 진행이 가장 빨라 현재 공정률 90%를 나타내고 있는데 내년 3월이면 제품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주산업단지 건설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하고 발 빠른 기업유치 노력 때문. 지자체와 지역민들이 합심해 지방산업단지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과 계획, 절차 등의 과정을 말 그대로 초고속으로 이뤄냈다. 파주시와 경기도의 경우 지난 2002년 5월 처음으로 LG필립스LCD와 접촉을 시작한 뒤 2003년 2월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고 5월 지방산업단지 신청해 7월 승인을 받았다. 이후 지자체와 지역민이 함께 노력해 토지보상을 1년 만에 모두 마무리 지었다.

한태천 경운대 교수는 "파주산업단지의 경우 정권 교체기 덕을 많이 본 것도 사실이지만 말로 다 설명할 없는 지자체의 엄청난 노력과 준비, 지역민의 협조 등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며 "대구·경북도 이들 지역의 지자체들에게 배울 것은 배우고 좋은 정책도 마련해 '말로만'이 아닌 진정으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파주산업단지(51만3천 평)를 중심으로 외국인투자기업 전용단지인 당동지구(19만4천 평), 국내기업 협력단지인 선유지구(39만7천 평) 등 문산첨단산업단지도 인근에 조성 중에 있어 전체 110만 평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산업단지로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송도정보화신도시

국제공항 도시인 인천도 국제 신도시까지 건설,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 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 물류 및 비즈니스, 지식정보산업의 거점을 조성,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와 IT, BT 관련 국제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송도개발지구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인천 앞바다 갯벌을 매립, 건설 중인 송도정보화신도시의 전체 면적은 1천611만 평. 이중 현재 300여만 평 부지가 이미 조성됐고 2008년까지 1조1천420억 원을 들여 773만 평을 매립, 부지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중 167만 평엔 미국 게일(Gale)사와 포스코건설이 합작해 127억 달러를 투자, 오는 2008년까지 60층짜리 국제비즈니스센터를 비롯 컨벤션센터, 호텔, 오피스빌딩 등 61개의 건물을 짓는다.

또 지난 2003년 미국의 백스젠(VaxGen)사와 KT&G가 합작해 착공했던 6만5천 평 규모의 바이오신약 생산시설 및 R&D센터 건설 사업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주변 9천 평엔 바이오 신기업 보유시설을 유치,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3천445억 원을 들여 80만 평에 지식정보산업단지를 조성하는데 이달 내 단지조성 작업을 마무리하고 2008년까지 건축 및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곳엔 테크노파크(13만7천 평), 국제교류전시타운 및 상업시설(6만7천 평), 테크노밸리(59만9천 평), 주택용지(아파트 4천200가구)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중 R&D의 중심인 테크노파크의 경우 이미 지난 10월 완공됐는데 테크노파크 본부동을 비롯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인천연구센터, 32개 벤처센터가 입주하는 벤처빌딩 등이 이미 건설돼 있다.

인천은 송도지구 이외에도 친환경적 복합공항도시, 항공물류, 관광레저 단지 등이 들어서는 영종지구(4천184만 평), 엔터테인먼트, R&D, 국제금융도시 등의 청라지구 등 3개 권역을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으로 묶어 개발, 국제도시로의 입지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조진형(금오공대 교수)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이곳에 벤처 및 바이오 클러스터, 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대규모 신도시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대구·경북지역에도 적잖은 여파가 미치게 될 것"이라며 "지방과 수도권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역의 자체적인 노력도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