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성심학교에는 청각 장애인 야구부가 있다. 2002년 9월 우리나라 최초로 구성됐다. KBS 1TV는 15일 오후 7시 25분 송년특집 다큐멘터리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이들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의 성장 일기를 내보낸다.
중·고등학생 모두 합쳐도 10명 남짓 되는 초미니 야구부로 탄생했지만 아이들에겐 엄청난 사건이었다. 장애를 지닌 아이들끼리만 지내는 변화없는 생활에 탈출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단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은 현실을 깨뜨리는 기회였다.
지금껏 알았던 세상과는 전혀 다르고 낯선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았다.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야구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수비가 가장 치명적이었다. 배트 소리로 공의 세기를 가늠할 수도 없었고, '콜'을 외치거나 '마이 볼'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공이 날아오는 줄도 모르고 몸에 맞아 쓰러지기가 일쑤였다. 운동장에 선 아이들은 모두가 오직 혼자서 이런 난관을 헤쳐나가야 했다.
아이들의 꿈은 어엿한 고교 야구팀으로 봉황대기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2003년 봉황대기 출전을 앞둔 2002년 가을 중학교 3년생 9명으로 겨우 야구부가 꾸려졌다. 더 뽑을 선수가 없었다. 선수들 또한 선수 같지 않았다. 야구의 규칙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작했을 뿐이었다.
그 동안 3번의 봉황대기 출전과 20번이 넘는 일반 고교팀과의 경기의 기록은 연전연패. 그러나 이들에게 패배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야구의 '초짜'들은 숱한 역경을 헤쳐나가며 대등한 경기를 치렀고, 이제 중학교 팀에게는 쉽게 승리할 정도로 실력을 갖췄다. 이제 졸업을 앞둔 아이들은 청각장애인 야구단이 없는 현실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가장 특별한 고민을 하는 스무 살'이 된 이들의 눈물겨운 성장보고서가 펼쳐진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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