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감독들 "아드보카트에 힘실어 주겠다"

입력 2005-12-15 15:19:11

"대표팀 동계훈련에 협조하겠다. 하지만 축구협회와 구단간 사전조율은 꼭 필요하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장기 동계훈련 계획을 놓고 대한축구협회와 갈등 양상을 빚었던 K리그 사령탑들이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의 전지훈련 구상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K리그 사령탑 8명은 15일 오후 강남구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만나 1시간여 동안 오찬을 함께 하며 전지훈련 등 대표팀의 현안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김정남(울산), 차범근(수원), 허정무(전남), 최강희(전북), 장외룡(인천), 정해성(부천), 박항서(경남) 이장수(서울) 등 8명이 참가했고 최윤겸(대전), 파리아스(포항), 이안 포터필드(부산), 박종환(대구), 김학범(성남), 이강조(광주) 감독 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지만 (FIFA 규정대로) 5월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것은 대표팀 사정상 어렵다"며 "대표팀이 좋은 팀들과 경기를 해서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 소속 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프로구단의 도움을 요청했다.

특히 아드보가트 감독은 "전지훈련에 오지 않는 선수는 대표팀에서 탈락시키겠다는 말의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며 "나쁜 의미로 말하려던 게 아니었다"고 감독들의 이해를 구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요청에 자리에 참석한 감독들도 "대표팀에 시간이 필요한 것은 공감한다. 월드컵의 해가 돌아오는 만큼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일부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전이 펼쳐지는 3-4월의 리그 휴식기에도 대표팀 소집훈련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좋겠다. 축구협회가 연구해 통보해 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들은 대표팀 차출 협조에 앞서 축구협회와 구단 간 충분한 사전 협의의 과정이 빠졌음을 지적하며 차후 협회의 체계적인 일처리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차범근 감독은 "대표팀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얘기했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즉흥적이지 않은 일처리가 필요하고 대표팀 소집규정은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의 특별위원회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도 "아드보카트 감독이 전지훈련 미참가 선수의 대표팀 탈락 발언은 무리였다. 변화무쌍한 대표팀의 일정을 고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표팀 차출을 놓고 축구협회와 대립각을 세웠던 FC 서울 이장수 감독은 "대표팀의 일정은 리그 시작 전에 확정시켜야 하고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해야한다"며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강신우 축구협회 기술국장은 "이날 오찬 분위기는 참석자들이 월드컵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편안한 자리였다"며 "6주간 전지훈련 일정이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며 축구협회도 구단과의 좋은 관계유지를 위해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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