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물갈이' 희생양 되나

입력 2005-12-15 15:20:15

자유계약선수(FA) 빌 밀러가 주전 3루수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직접적인 유탄을 맞게 된 최희섭(26)이 다시 한번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다.

LA 타임스는 15일(한국시간) 밀러의 영입 소식을 전하면서 최희섭과 포수 제이슨 필립스의 트레이드설을 함께 제기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트레이드 계획이 최희섭의 성적 부진에 따른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물갈이' 차원에서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트레이드와는 성격이 다른 부분이다.

그가 2003년 11월 시카고 컵스에서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적했을 때에는 '배려' 성격이 강했다. 컵스는 거포 1루수로 플로리다의 데릭 리가 필요했기에 유망주인 최희섭이 좀더 많은 경기에 출장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맞트레이드했다.

2004년 다저스로 옮길 때는 플로리다와 다저스의 '필요'에 의해 움직였다. 다저스는 투수 브래드 페니와 한 방이 있는 좌타자 최희섭이 필요했고 플로리다는 포수 폴 로두카, 외야수 후안 앤카나시온, 불펜 기예르모 모타 등이 절실했다.

특히 폴 디포디스타 전 다저스 단장이 추구하는 야구에서 출루율이 높았던 최희섭은 구미에 맞는 카드였다.

그러나 디포디스타의 바통을 이어받은 베테랑 네드 콜레티 단장이 이번에 추진하는 트레이드는 다르다.

그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지난해 개막전 로스터와는 전혀 판이한 라인업을 추진 중이다. 단장-감독의 동시 교체로 파생된 선수단의 전면 물갈이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이미 주전 2루수이자 주포인 제프 켄트와 갈등을 일으켰던 외야수 밀튼 브래들리가 오클랜드로 이적했다. 주전 3루수였던 호세 발렌틴은 뉴욕 메츠로 옮겼다.

주전 유격수였던 세사르 이스투리스는 그 자리를 FA 라파엘 퍼칼에게 내주고 2루수로 보직이 바뀔 전망이며 켄트도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수 기용설이 나돌고 있다.

이 정도면 지난해 발렌틴(3루수)-이스투리스(유격수)-켄트(2루수)-최희섭(1루수)으로 짜여진 개막전 내야 수비 라인업이 절반 이상 바뀐다.

최희섭과 함께 트레이드 대상으로 언급된 필립스는 성적 탓이 크다.

올해 총 98번의 도루 찬스에서 78개를 허용하고 단 19개만 잡았다. 실망스러운 도루 저지율(0.196)로 이미 주전 포수 자리를 박탈당했고 1루수로 보직 변경이 거론되던 선수였다.

최희섭이 플래툰시스템으로 반쪽밖에 활약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인 성적 부진보다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트레이드 대상선수로 거론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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