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입력 2005-12-15 15:22:36

한바탕 꿈이라도 꾸었는가

시든 꽃 나른한 얼굴들이

길섶에 누워있다

안으로 안으로

못다 이룬 꿈들을 아직도 궁글리는지

지그시 감은 눈 낮은 어깨 너머로

흙먼지는 풀풀 날리는데

까슬한 꽃대궁 한 움큼 잡으니

가벼운 저들의 생애가

내 손아귀에서 바삭 부서진다

세찬 바람에 흔들리며

내리꽂는 빗줄기 등판에 박으며

아아 한 시절 환한 꽃이었을

죽음이여

꺾이는 것은 한 순간이라고

사는 게 다 그런 거라고

들녘을 가로질러 가던 겨울이

내게 한 수 일러준다

이영선(1958∼ ) 12월

인생은 한바탕 꿈이지요. 남가일몽이니 일장춘몽이라는 말도 거기서 나왔습니다. 삶이란 살면 살수록 한바탕 꿈속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꿈은 달콤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 우리를 몹시 시달리게 합니다. 그러한 꿈에 지쳐서 생기를 잃은 채 넋 나간 표정을 짓고 있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계십니다. 일찌감치 꿈을 접고 포기한 분도 있지만 아직도 가슴 속에 꿈을 지니고 줄곧 요모조모로 키워 가는 분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그 꿈을 접고 계신 것은 아니겠지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라는 높은 이상을 지니고 살아가야겠습니다.

이동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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