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 등 발길 한산…공동모금회 실적도 '뚝'
설립된 지 50년이 넘은 대구시 북구 복현동 성보재활원에는 장애아동 191명이 산다. 이곳 아이들은 손님이 오면 너도나도 인사를 하면서 반긴다. 사람이 그리운 탓이다.
하지만 올해 이곳 아이들은 손님들에게 인사할 기회가 좀처럼 없다. 해마다 연말이면 선물과 성금을 들고 이곳을 찾는 발길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 강영호 사무국장은 "모두 살기가 힘든 탓인지 '연말 손님들'이 뜸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사랑의 온도계'가 좀처럼 올라갈 줄 모르고 있다. 복지시설에 찬바람이 부는 것은 물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와 구세군, 적십자사 등의 불우이웃 돕기 모금행사도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뚝 떨어졌다.
지난 1일부터 20억 원을 목표로 '희망2006 이웃사랑'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대구모금회 경우, 6천500만 원(9일 기준)을 모금해 목표액의 3.3%를 달성한 상태.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의 1억 2천500만 원(목표 13억 3천만 원 대비 9.4%)에도 크게 못 미친다.
6년 연속 현금 모금액 전국 1위를 지켜온 경북모금회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번 캠페인 목표액을 56억 원으로 잡았지만 아직까지 1억 6천900만 원(약 3%·10일 기준)밖에 모으지 못했다. 50억 원을 목표로 한 지난해 같은 기간(3억 5천만 원, 7%)과 비교하면 역시 저조한 수준.
전국적으로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1천205억 원을 목표로 삼았지만 11일 현재 목표달성률은 1.4%(16억 6천만 원)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목표액 981억 원) 같은 기간에는 37.9%(372억 원)의 달성률을 보였다.
경북모금회 방성수 사무처장은 "시민들의 참여확산을 위해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기부한 소장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사업을 펼치는 등 애를 쓰고 있지만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와 경북지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두 곳 모두 적십자회비 모금비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추세. 경북지사의 경우 기업체의 적십자회비 납부율은 지난 2003년 32.5%, 지난해 30.38%, 올해는 28.2%로 해마다 감소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적십자회비는 전액 지역에 환원됨에도 불구, 침체된 지역경기의 영향으로 모금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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