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강공드라이브…일부 투쟁방식 회의론
여당의 사학법 일방 처리와 관련해 이틀째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 지도부의 강공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마지못해 참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투쟁방식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회의론이 일기 시작하고 있다.
당장 지도부의 강경방침과 달리 의원들 분위기는 일사불란하지 못하다. 첫 장외집회 때부터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13일 처음으로 열린 서울 명동 장외집회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의원 50여 명이 참석해 분위기를 잡았으나 오후 열린 서울역 집회에는 20명도 안되는 의원들만이 참석했다. 당 관계자는 "박 대표가 참석한 집회에는 의원들이 다수 눈에 띄었으나 박 대표가 종교지도자 면담을 위해 자리를 비우자 오후 집회에는 의원들 참여율이 확 떨어졌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이 같은 분위기는 사학법 반대 투쟁이 이념문제로 비화돼 당에 또다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당장 당내에서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반대투쟁을 벌이면서 이념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전교조를 주 타깃으로 삼는 데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의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러잖아도 '보수' '우익'을 대표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한계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이 또다시 이념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것은 패착이라는 주장이다.
한 의원은 "전교조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정부여당은 온데간데 없고 한나라당이 전교조를 상대로 싸우는 것으로 비쳐져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장외투쟁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다. 새해 예산안 처리 등 국회 내에 산적한 현안을 두고 강경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당 지도부에 의원들이나 당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했던 당의 한 관계자는 "시민들 반응이 그리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면서 "장외투쟁이 당 지지도 면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한 의원도 "지금부터 장외투쟁을 언제 끝낼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전격 등원하는 수순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강경 분위기 때문에 아무도 제목소리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 분위기는 정반대다. 16일 학부모 단체 등과 함께 대규모 장외집회를 갖는 것을 계기로 투쟁 수위를 높이고 다음주에는 부산을 필두로 지방으로까지 장외투쟁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구 집회는 27일로 잡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지도부 강공 드라이브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향후 한나라당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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