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식객·지옥의 링 등 내년 상반기 방송 예정
예전 학창시절 선생님 몰래 만화책을 돌려보거나 인기만화가의 책을 어렵사리 구해보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시나브로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브라운관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만화를 드라마로 재탄생시키는 만화 원작 붐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 당장 내년 상반기 브라운관에 등장할 만화원작 드라마로 '궁', '식객', '지옥의 링' 등이 대기하고 있다.
◇내년 방영 예정작=내년 1월 첫 방영되는 MBC 드라마 '궁'은 박소희 원작만화 '궁'을 영하의 한파 속에 드라마로 녹여내고 있다. '한국에 아직 왕이 존재한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다.
평범한 고교생에서 어느 날 황태자비로 간택된 채경(윤은혜)이 궁에 들어가 겪는 일과 왕위 계승을 노린 궁내의 암투 등이 주된 내용. 윤은혜, 송지효, 주지훈, 김정훈 등 젊은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 이들의 생기발랄한 분위기로 안방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허영만 만화 '식객'은 일간지 연재에 이어 단행본으로 출간된 작품. 외주제작사인 JS픽쳐사가 판권을 사들여 20부작 미니시리즈로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인 한국형 요리만화 식객은 트럭에 야채와 건어물 등을 싣고 전국을 떠돌며 장사하는 주인공 성찬이 다양한 우리 먹을거리에 얽힌 인생 드라마를 펼치며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이야기다. 제작진은 "우리가 매일 접하지만 미처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던 우리네 먹을거리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고귀한 맛의 가치를 일깨워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현세 원작 '지옥의 링'도 한·일 합작드라마로 제작된다. 권투를 소재로 한 '지옥의 링'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K-1으로 각색해 제작에 돌입한다. 제작사 케이팍스는 이달말까지 드라마 PD 영입과 작가 선정작업을 마무리짓고, 인기 한류스타를 주인공으로 발탁할 계획. 내년 6월 일본에서 먼저 방영될 예정이다.
◇만화원작 계보=올 상반기 화제작 '불량주부'는 잘나가던 남편이 전업주부가 되고, 아내가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는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강희우의 만화 '불량주부일기'가 원작이다.
방학기 원작 '조선여형사 다모'는 동명만화를 전면 각색한 케이스. 하지원, 이서진, 김민준을 주연으로 한 '다모'(2003년·MBC)는 '다모폐인'을 양산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원수연 원작 '풀하우스'(2004년·KBS) 역시 비와 송혜교를 내세워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1998년 방송된 '미스터 Q'(SBS)도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고, 골프 소재 드라마 라이벌(2002년·SBS)도 인기리에 방영됐었다. 이들 만화는 기존의 이야기 틀에 드라마적 요소들이 추가되어 완성도를 높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왜 만화원작인가=드라마 작가의 오리지널 극본이나 소설 원작 드라마가 여전히 주류이긴 하다. 그러나 인터넷 소설과 함께 원작만화가 점점 드라마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요즘 만화는 기본 줄거리가 탄탄하면서 드라마적 요소를 가진 작품들이 많아 그동안 소설이 공급해주던 드라마 소재를 만화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또한 만화는 신세대들의 감각이 녹아 있고 상상력의 비약과 독창적인 소재들이 많아 드라마 원전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는 기발하고 엽기발랄한 데다 그림과 문자적 전개가 구체적이어서 영상화 작업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영상에 익숙한 젊은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만화는 원작의 유명세를 드라마로 이어보려는 제작진들의 노력도 만화 원작 드라마 붐을 형성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사진: 드라마 '궁'의 주인공 윤은혜와 원작만화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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