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이 대구시로 편입된 지 올해로 10년째.
혁신도시 유치 실패 이후 달성군이 '폭발 직전'이다. "이 참에 대구에서 빠지자"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규제만 있고, 투자는 없는' 대구의 서자(庶子) 취급을 이제 그만 받자는 것이다.
△규제만 잔뜩=최근 몇 년간 주민들은 대구시의 '낙동강 시대' 정책에 따라 달성군을 대상으로 한 도로확충, 공단지구 조성, 택지개발사업 등 각종 개발계획 수립으로 들떴었다. 하지만 결과는 없었다.
지난 1997년 총 사업비 1조 576억 원을 들여 논공읍 일대 210만 평에 들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위천국가공단 경우 대구시가 포기했지만 규제는 계속되고 있다. 수년째 국가공단 예정지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다른 개발여력이 있어도 손을 댈 수 없는 실정.
한 주민은 "원래 계획대로 안 된다면 규제를 즉시 풀어줘야 하는데, 아무런 계획도 없이 마냥 예정지구로만 묶어두는 바람에 엄청난 재산상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발끈했다.
비슷한 시기 계획된 화원읍 구라지구 산업단지도 마찬가지. 지난해 타당성 용역조사 결과, 사업성이 떨어져 조성불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일대 20만 평도 여전히 개발예정 지구로 묶여 있다.
2003년 계획이 수립돼 올 초 타당성 조사가 예정돼 있던 논공읍 상리지구 산업단지 역시 무기한 보류된 상황. 이에 달성군은 이들 지역에 대해 수차례 택지개발 지구로 도시계획 시설 용도를 변경해 달라고 대구시에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했다.
서재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조성 및 다사 상수원 보호구역 확대 등 개발제한 구역으로 묶인 곳도 달성군 전체 면적인 421.04㎢의 45%를 차지하는 194.26㎢나 된다. 대구 전체 개발제한구역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셈. 달성군 최상진 기획담당은 "규제가 난무하면서 주민들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 전했다.
△신규투자 전무=달성군의 대구 편입은 지난 1995년 3월 1일. 1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금까지 이곳으로 들어온 민간투자는 백지 상태. 국내 기업투자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고, 외국기업 투자도 지난 1998년 가창에 들어선 대구텍(대한초경)이 유일하다.
달성군에 따르면 이 지역 5인 이상 제조업체 수는 1995년 1천 31곳이던 것이 지난해는 1천70곳으로 10년 동안 고작 39곳이 늘었다. 질적인 측면으로 따지면 심각성은 더해진다. 장기간 지역을 뒤덮은 불경기로 알짜 업체들은 모두 떠나고 영세업체들만 줄줄이 들어서는 바람에 공단지역의 슬럼화만 가속화하고 있는 것.
그나마 달성지역에 민간투자가 이뤄진 것은 아파트밖에 없다. 10년 동안 30여 개의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12만이던 인구가 16만 명으로 증가한 것. 달성군 관계자는 "지역의 자생력을 높이는 생산기반 시설은 들어오지 않고 아파트만 빼곡히 들어서는 등 대구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분리론 대두=최근 대구시와 달성군 홈페이지 게시판은 "광역시 편입으로 달성군 발전을 기대했지만 계획만 무성할 뿐 무엇 하나 실현된 것이 없다. 대구의 서자로 취급받느니 이 참에 독립하자"는 성난 목소리로 도배됐다.
주민 이해조(44) 씨는 "매곡 정수장, 쓰레기 매립장 등 대구시민들의 '먹는 일' '버리는 일'을 달성군이 도맡고 있는데 돌아오는 혜택은 하나도 없다"며 "개발제한구역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재산권 행사도 못하는 주민들의 권리는 어쩔 셈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도원길 달성군 의원은 "대구편입 후 달성은 대구에 주기만 했지 돌려받은 것은 거의 없다"며 "이제는 대구시가 달성에서 빼먹으려고만 하지 말고 주민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사진설명=달성군이 대구에 편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편입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면서 달성 분리론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은 혁신도시 유치 실패로 최근 현풍 지역에서는 박근혜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까지 내걸렸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