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고사 준비는 이원적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논술 대비 방법에 따라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를 하는 동시에 자신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대비하는 식이다. 대학별 출제 경향은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에 제시돼 있는 기출 문제나 출제 방향, 예시 답안 등을 통해 감을 잡을 수 있다. 일반적인 논술문의 주제라도 대학의 출제 경향에 맞춰 쓰기를 해 보면 한결 도움이 된다.
▨ 대학별 출제 경향 및 대책
▲서울대=답안의 길이가 2천500자 내외 수준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단기 학습을 통해 외워서 쓴 답안과 창의적인 사고를 보여 주는 답안이 쉽게 구별되도록 출제된다. 분량이 모자랄 경우 감점되며 크게 모자라면 과락이 적용될 수 있다. 대학 측이 한자 교육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한문 혼용 제시문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수험생들은 2천500자 분량의 글을 지속적으로 구성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또 창의적이고 독자적인 사고를 보여주는 답안을 쓰는 훈련도 필요하다.
▲연세대=고전 텍스트를 통해 글 읽기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항의 요구사항을 통해 답안의 구조와 방향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 반영 비율과 변별력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편이다. 그림 등 다양한 텍스트를 이용하며 배경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문제가 나온다. 다양한 독서 경험과 높은 지적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준비로는 어렵다. 글쓰기의 기본 훈련을 충실히 하면서 이미 쌓은 지식들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심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려대=제시문에 대한 단순한 이해와 요약에서 나아가 자기 입장에서 평가하고 재구성하는 독해력이 필요하다. 제시문은 현대 고전을 선호하는 편이며 논제는 현대 사회의 문제와 관련된 쟁점이 자주 등장한다. 사회과학이나 철학 이론과 쟁점도 많이 출제된다. 고급 독해 능력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평면적인 글 읽기 훈련에서 벗어나 비교 평가 작업을 중심에 두는 비판적 독해 훈련이 필요하다.
▲성균관대=고교 인문사회 관련 교육 내용의 통합적 이해를 중시한다. 제시문은 고전과 현대문, 신문기사 등 다양한 성격의 글로 3, 4개를 준다. 문제를 몇 개의 요구사항으로 구분해서 출제, 평가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인다. 표나 그래프를 통해 통계 수치를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이에 대비해서는 현대 사회의 일반적 쟁점을 정리하고 최근 시사적 주제들을 정리한다. 3, 4개로 나누어진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순서대로 빠짐없이 다뤄야 한다. 답안 분량에는 제한이 없지만 최소한 1천600자 이상은 작성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이화여대=사회적 이슈보다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의미에 대한 성찰이나 사회구조의 심층적 측면을 탐색하는 문제를 선호한다. 이 같은 문제일수록 틀에 박힌 정형화된 내용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신선한 상상력이 담긴 내용을 솔직하게 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현대의 다양한 저작들을 폭넓게 읽어두는 것이 좋다.
▲서강대=하나의 주제나 쟁점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이나 접근법을 가진 제시문들을 세 묶음으로 주고, 제시문들을 관련지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논의하게 한다. 고전과 현대문을 연관짓는 능력, 고전적 관점을 현대의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삶의 근본문제들을 성찰해 보는 기회를 가지고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정리하는 기회를 갖는다. 대학에서 발간하는 안내 책자인 '알바트로스' 안에 기출문제에 대한 해석과 예시 답안 강평이 있으므로 확인해 둔다.
▲한양대=현안이 되는 시사적이고 사회적인 쟁점을 출제하는 경향이 높으므로 중요한 쟁점들은 정리하고 검토해야 한다. 제시문은 현상을 설명하는 지문과 그 원인이나 해결책을 암시하는 지문을 묶어서 줌으로써 문제 해결에 학문적 지식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한다.
▲경희대=세계관이나 자연관의 문제, 사회적 쟁점 중에서도 철학적 토대에 해당하는 쟁점들을 선호한다. 찬반 논란의 여지가 뚜렷한 주제들이 자주 출제된다. 시사적인 쟁점을 다룰 경우에도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에서 다루는 쟁점들과 관련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
▲건국대=글 읽기와 쓰기를 함께 평가하는 고전 논술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제시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면서 문제의 쟁점과 관련해 내용을 정리한 다음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게 한다. 수준이 어렵지는 않으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주요 대학들의 기출문제를 꾸준히 풀어보면 좋다.
▲동국대=고교 교과서나 교양서적, 고전 등을 바탕으로 2, 3개의 제시문을 주고, 두 문제를 출제한다. 한 문제는 제시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 관계를 묻는 200~300자 내외의 단답형이고, 다른 한 문제는 제시문에 나타난 관점들을 비교하고 자신의 관점을 논하도록 요구하는 1천 자(자연계는 500자) 내외의 논술형 질문이다. 학교 홈페이지를 확인해 문제 변화를 알아둬야 한다.
▲한국외대=문화 관련 쟁점을 주로 다루지만 다양한 주제가 출제될 수 있다. 세 개의 제시문을 준 다음 제시문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계지어 논의하는 방식이 자주 출제된다. 문제의 요구사항에 초점을 맞춰 제시문을 활용하는데 신경을 써야 하지만 제시문을 단순 요약하거나 제시문에 너무 의존하면 감점을 당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숙명여대=두 개의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전형적인 형태다. 논술 기본 훈련을 충실히 하면서 고전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주제를 선별해 자신의 견해를 정리해둬야 한다.
▨ 논술 답안 분량에 따른 대책
▲1천800~2천500자 내외=서울대와 연세대가 해당된다. 창의적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관건이다. 창의적인 능력이란 단순히 주장이 새롭고 참신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주장을 얼마나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정당화하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엉뚱한 생각이나 특이한 생각을 해 내는 능력을 일컫는 것이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1천600자 내외=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동국대 등이 해당된다. 짜임새 있는 단락 구성이 관건이다. 문제의 요구사항에 맞추어 답해야 할 내용을 정리한 다음 한 단락에 한 가지 내용이 배치되면서 각 단락의 연결에 논리적인 비약이 없도록 전체를 짜임새 있게 구성하여, 내용이 반복되거나 논의가 산만해지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첫 단락은 첫 단락의 기능만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 첫 단락의 기능은 바로 서론의 기능, 즉 문제 제기를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괄식으로 글을 쓸 경우에는 첫 단락에서 문제 제기와 더불어서 자신의 입장을 밝혀줄 필요도 있다. 첫 단락의 서술이 장황해지면 정작 필요한 본론의 논거 부분이 허약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결론은 요약이나 강조에 그쳐서는 안 된다. 1천600자 중 요약하고 강조하는 단락을 300자 쓴다면 실제 글은 1천300자 글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마지막 단락에서는 문제 해결의 방향이나 전망, 대책이나 대안 같은 것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대학에서는 제시문 파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짧은 제시문을 주더라도 단순히 하나하나의 내용을 파악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제시문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관련지어서 논술하게 하는 요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반드시 개요를 짜고, 가능하면 문장 개요를 짜야 한다. 1천 자 미만의 글은 메모식의 화제 개요만으로도, 때로는 개요 없이도 원래 구성한 대로 작성할 가능성이 높지만, 1천600자 유형의 답안은 메모식 화제 개요만으로는 답안이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작성되는 실수가 나오기 쉽다.
▲ 1천400자 이하=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서울교대 등의 유형이다. 이 분량이라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본론을 쓴다는 기분으로 접근하면서 첫 단락 앞부분은 도입, 마지막 단락 뒷부분은 결말이라는 느낌으로 작성한다. 단락을 나누되 단락 수를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1천200자 내외라면 네 단락 정도도 큰 무리 없이 구성될 수 있겠지만, 1천 자 미만의 답안이라면 세 단락 정도면 처리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체를 하나의 단락으로 구성하면 글의 논리적 구성을 효율적으로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 한 번 이상은 나누어 주는 것이 좋다. 답안이 짧기 때문에 양보다 질로 승부해야 한다. 논증보다는 아이디어나 발상을 중점적으로 보면서 논리적 엄밀성보다는 창의성을 중시하는 문제들이 출제되는 경우도 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 :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 논술 문제 및 모범 답안, 총평 코너는 4, 5회 문제 응모기간이 중복되면서 한 주 미뤄집니다. 매일교육 사이트(edu.imaeil.com) 입시논술 코너에 4회와 5회 문제가 출제돼 있습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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