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 부는 산타들 '하사모'

입력 2005-12-12 09: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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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사슴코는~♪"

지난 10일 성보재활원(대구시 북구 복현동) 강당에 모인 정신지체와 지체장애 아동 40여 명은'하모니카를 사랑하는 모임(회장 임상규·이하 하사모)' 회원 10여 명의 하모니카 연주에 맞춰 손뼉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 하사모 회원들은 아이들의 열띤 반응에 맞춰 동요 '오빠 생각'에서 최신가요'어머나'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풀어냈다.

지난 1952년 전쟁고아들을 위해 문을 연 성보재활원은 현재 191명의 중증 정신지체·지체장애아들이 머물고 있다. 이날 공연을 함께 지켜 본 강영호 사무국장은"경기가 나빠져 이곳을 찾는 발길도 점점 주는데 신나는 공연을 보여줘 고맙다"며"덕분에 사람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이 잠시나마 즐거운 한때를 보내게 됐다"고 했다.

하사모가 결성된 것은 2년 전. 하모니카의 매력에 빠져든 주부, 직장인, 교사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좋아하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치매노인 등을 위해 위문공연을 해 보자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 현재 회원은 30여 명. 이들은 매달 한 번씩 모여 연습을 하면서 아동복지시설, 양로원, 병원 등을 돌며 위문공연을 펼쳐오고 있는 것.

주부회원 최명옥(54) 씨는 "회원들이 소화할 수 있는 곡이 100여 곡쯤 됩니다. 청중에 따라 레퍼토리를 달리 하지요. 어르신들 앞에 서면 주로 흘러간 옛 노래를 붑니다. 우리 연주를 듣고 사람들의 얼굴이 환해질 때 저희들도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위문공연을 다니는 데는 가족들의 지지도 큰 힘이 된다. 이날 공연과 함께 준비해온 먹을거리는 최씨의 아들이 차로 실어 날라 줬을 정도다.

하사모 임상규(56) 회장은 최근 대구교도소를 방문해 공연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처음 무대에 섰을 때 분위기는 무척 딱딱했지만 신나는 트로트가 한 곡씩 연주되자 굳었던 분위기가 점차 풀리더군요. 나중에 즐거운 공연이었고 생활하는 데 힘이 됐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지요."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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