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킹콩' 전국 극장가 점령

입력 2005-12-10 09:33:40

전통적으로 대작들이 격전을 치르는 12월 극장가이지만 올해는 '태풍'과 '킹콩'이 격돌하는 14일을 기점으로 판세가 더욱 심각(?) 해질 전망이다.

전국 1천450개 스크린을 불과 서너 편의 작품이 나눠먹게 된다. CJ엔터테인먼트가 사운을 걸고 배급하는 '태풍'은 적어도 전국 스크린의 3분의1 이상에 간판을 내건다. 순제작비 150억원에, 마케팅비를 포함하면 200억원이 훌쩍 넘어서는 한국영화 사상 최고 사이즈의 '태풍'을 배급하면서 CJ는 "최소 500개 이상확보"를 선언했다. 지금까지 최다 스크린으로 개봉했던 작품은 '태극기 휘날리며'로 452개였으며, 그 뒤를 '웰컴 투 동막골'(450개)과 '친절한 금자씨'(420개)가 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스크린 수가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도 '태풍'의 500개 이상의 스크린은 기록적인 숫자다.

여기에 UIP가 배급하는 '킹콩'은 시사회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420개 스크린을 발표했다. UIP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킹콩'을 받지 않겠다는 극장이 어디 있겠느냐"고 자신했다. 실제로 '킹콩'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최고 인기 감독으로 떠오른 피터 잭슨의 야심작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더구나 미국과 동시 개봉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평가와 상관없이 최소한 국내 개봉시에는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낼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개봉 3주차로 접어들긴 하지만 '해리포터와 불의 잔' 역시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한다. 개봉 2주차 363개 스크린을 유지하고 있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은 14일을 기점으로 스크린 수가 뚝 떨어질 전망이나 200여개 정도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 워너브라더스는 "이번 4편이 미국에서 '해리포터' 시리즈 중 최고 흥행작으로 떠오른 만큼 국내에서도 400만 관객을 내다보고 있다"며 "'태풍'과 '킹콩'의 기세가 만만치 않지만 우리 역시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은 11일까지 전국 200만 관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달 중순부터는 '태풍'과 '킹콩', '해리포터와 불의 잔' 등 세 편의 작품이 1천개 이상의 스크린을 장악하게 된다. 이들이 개봉 첫주 흥행에 그치지 않는 바에야 '기타' 영화들은 나머지 300여 개 스크린을 놓고 접전을 펼쳐야한다. '기타' 영화 중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리는 손예진·송일국 주연의 '작업의 정석'과 송혜교·차태현 주연의 '파랑주의보', 현재 흥행 중인 김주혁·봉태규 주연의 '광식이 동생 광태'가 포함돼 있다. 대작은 아니지만 세 작품 모두 스타 파워를 갖춘 한국영화인 만큼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재 300개 스크린을 보유하며 176만명을 모은 '광식이 동생 광태'의 배급사 MK 픽처스는 "14일을 기점으로 스크린이 대폭 줄어들겠지만 이달 말까지 상영이 목표" 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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