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 이렇게 번다

입력 2005-12-10 08:43:15

과거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가 학비를 버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요즘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이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기 보다는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을 선호하는 추세. 남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일 보다는 좀더 독특한 아르바이트를 찾아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시간을 투자한다.

# 하고 싶은 일만 한다

"동양 오리온스 서포터즈 모집합니다."

프로 농구 시즌에 농구장에서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일을 하고 있는 이은정(22·여·대구가톨릭대 광고홍보학과 3년)씨. 농구를 좋아해서 예전부터 동양 오리온스 팬클럽 회원이었다는 그녀는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서포터즈 접수를 받고 회원카드, 선물 등을 나눠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버는 다른 아르바이트도 많지만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잖아요."

평소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 자기 계발도 하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일을 선호한다"고 했다.

막노동 수준으로 고생해야 하는 고깃집, 횟집 등은 대학생들이 가장 피하는 아르바이트. 반찬 그릇 수가 많아 일하기 힘들고 시간도 많이 들여야 하며 돈은 크게 안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에도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이 대학생들이 피하는 이유다.

# 전공을 위해서라면 몸바쳐 일한다

정기운(26·영남대 약학전공 4년)씨는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일에는 무엇이든지 경험하고 부딪혀 보는 도전적인 대학생이다.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이하 생동성 실험)'은 다른 학생들이 많이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라서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생동성 실험이란 제약회사가 약물 간의 임상 효과가 같은 지 실험하는 것. 쉽게 말해 이미 전에 만들어서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새로 만들었을 때 기존의 약과 현재 만든 약이 효과가 같은 지 검사하는 실험이다. 약을 시판하기 위해서는 이 실험을 꼭 거쳐야 한다.

"하루 종일 물만 먹고 채혈도 몇 번씩이나 해서 힘들지만 약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이론으로만 배우는 약의 효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됩니다."

몸바쳐 일하다 보니 보수도 쏠쏠하다는 그는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신기하잖아요.(웃음) 제가 공부하는 분야는 무엇이든지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하며 자신이 공부하는 전문분야에 대한 현실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을 보였다.

# 적은 시간 투자해 실속 챙긴다

"자기 계발도 중요하지만 실속있는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죠."

알뜰한 실속파인 권혁민(25·영남대 행정학과 3년)씨는 어중간한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아르바이트를 실속있게 한다. 수업시간 틈틈이 학과사무실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해 해당 학기 등록금에서 얼마정도 공제를 받는 것.

"학교 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라서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그는 좀더 한가한 일요일에는 '국가자격증시험 안내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시험을 치는 수험생들에게 고사장 안내를 하거나 책상 배치, 수험표 붙이기, 플래카드 걸기와 같은 일을 하는 것. 주말에 실속있게 자신의 시간 계획에 맞춰 아르바이트를 하는 그는 "아르바이트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고 선택하는 실속파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김영수기자 stella@msnet.co.kr

사진 :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고 동양 오리온스 서포터즈 모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은정씨.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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