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소리-PD수첩 취재윤리 위반 공방

입력 2005-12-09 11:04:08

MBC PD수첩팀이 황우석 교수팀 취재과정에서 취재윤리 위반을 시인하고 9시 뉴스를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승호 책임 PD는 "취재윤리 위반은 사과하지만 논문에 대한 문제제기는 확실하다"며 방송보류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여론악화를 이기지 못한 MBC는 끝내 PD 수첩을 포기했다. 형식은 프로그램 중단이지만 사실상 폐지나 다름없다.

그래도 네티즌들의 비난은 여전히 격렬하다.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할지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MBC의 사과를 계기로 모든 논란을 접고 줄기세포 연구에 다시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책임자에 대한 사법처리와 사장의 사퇴까지 의견이 다양하다.

네티즌 여론조사에서는 책임자를 문책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황우석 교수팀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취재윤리 위반, 그 바람직한 후속대책은 과연 무엇인가. 또 위기에 몰린 MBC가 내릴 최종 결정은 무엇일까.

◇안그래도 세계 각국이 한국이란 작은 나라가 배아줄기 성공했다고 어떻게든 폄하하지 못해 안달인데, 같은 나라의 방송이 그걸 노려서 시청률을 올려보겠다고 쇼를 하다니. 지원은 못해줄 망정 없는 죄를 오히려 들쑤셔 평생을 바쳐 연구한 과학자의 의기를 꺾어버리다니. 전 세계 불치·난치병 환자들의 희망과 자랑스런 국민적 자존심에 찬물을 끼얹다니. 눈에 보이지 않는 세력이 장난치는 것도 모르고…그놈의 시청률 때문에. (하이네스님)

◇MBC 정말 왜 이러나.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국익도 생각해야지. 엉터리로 협박을 해서 취재를 하다니. 생방송 알몸 노출사건, 상주 자전거 축제 사건도 그렇고, 정말 짜증난다. 사회통념에 벗어나는 일들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외국 과학계에서 시샘어린 질투로 황박사 무너지게 하려고 난리들이었는데, 왜 일만 벌여놓고 제것도 지키지 못하는가. 국내 분위기도 그렇다. 정통 의학 출신이 아닌 수의학에서 앞서 나가니 배가 아팠다는 말인가. (이준영님)

◇방송 종사자들에게 묻는다. 사실 몰래카메라, 몰래 녹취,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식의 방법을 쓰지 않고 힘든 취재가 가능할까. '국가의 비밀'이랄 만큼 커다란 사실을 밝혀내고 폭로하기 위한 '~지도 모른다' 수준의 협박, 이것이 과연 취재윤리 위반이라 할만한 것일까. 이번 일로 국가 기관과 사회의 부정으로부터 국민의 눈과 귀가 되는 언론인들의 적극적인 취재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신재명님)

◇엄청난 국민적 저항을 예상하면서도 PD수첩이 그런 일에 나선 것은 왜일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논공행상에 밀린 제보자가 앙심을 품고 제보를 했고, PD수첩이 그 제보를 과신했을 가능성이다. 또다른 하나는, PD가 밝힌 대로 3명의 제보자가 있었고, 그 제보 중에는 '상식의 저항'을 깨버리는 내용이 담겨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라도 후속 보도는 꼭 해야한다. (물꼬님).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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