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공사 '교통대란' 부채질
대구 동대구로 황금네거리를 동서로 가로 지르는 지하차도가 내년 가을 착공될 예정인 가운데 비슷한 시기 인근 5천여 가구 아파트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이 일대에서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특히 인근 상인들은 지하차도가 완공되면 진·출입구 병목 현상으로 교통흐름이 더 나빠지고 황금네거리 상권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말 건설되나?= 대구시는 황금네거리 동서간(중동교~황금로) 지하차도 건설을 아파트 시행사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인근 55층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한 교통영향심의를 지난달 말 최종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아파트 시행사는 총길이 600m, 폭 18.7m(왕복 4차로) 규모의 지하차도에 대한 실시설계를 5일 발주했고 내년 9월 착공, 200억원을 들여 2008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동교 방향에서는 대구은행 두산동지점 앞에서 황금로 방향에서는 그린랜드 주유소 앞에서 지하차도가 시작될 예정.
시행사인 기안 정현수 개발부장은 "이 일대에 범어천이 흘러 지하차도를 일반 지하차도보다 훨씬 더 깊은 지하 10m 이하로 시굴할 방침"이라며 "난공사인데다 지하차도 길이도 길어 공사기간도 최소 2년쯤 걸릴 것"이라 전망했다.
△주민들, "교통지옥된다"= 수성구 황금2동과 지산1동, 두산동 주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교통량이 많은 지역인데 지하차도 공사기간 동안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 반발하고 있다.
황금주공아파트(4천 200여 가구)와 대우 트럼프월드(960여 가구) 등 인근에 건설 중인 아파트들이 내년 8월을 시작으로 줄줄이 입주를 시작, 지하차도 공사기간 동안 황금네거리를 중심으로 한 범물·시지와 중동교 등 동서 간 도로의 대혼잡이 빚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황금2동 주민인 박석교(50) 씨는 "내년 입주 예정인 아파트만 생각해도 벌써부터 아찔한데, 2년 동안 지하차도 공사를 벌이면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아파트 건설업자들은 좋은 땅에 집 지어 돈 벌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남은 주민들은 교통난에 조망권·일조권 피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상가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황금캐슬 주유소 정경원(36) 사장은 "네거리라 상권을 쳐다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지하차도 위 지상 네거리는 결국 불법 주차장이 될 것"이라며 "대구시내 다른 지하차도처럼 이곳도 슬럼지구가 돼 인근 상권을 죽여놓고 말 것"이라고 반발했다.
△누구 말이 맞나?= 교통·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지하차도가 차량흐름을 해소하는데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대구대 도시지역계획학과 홍경구 교수는 "지하차도가 생겨도 실제효과는 미미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며 "오히려 지하차도 진·출입구 병목현상이 심해져 인근 우회도로까지 교통체증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문환 대구 수성구의원은 "당장 이 일대의 교통대란은 둘째치고 대구시가 황금네거리를 통과하게 될 지하철 3호선을 과연 염두에 뒀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대구시는 교통영향평가 자료를 통해 지하차도가 개설될 경우 2012년 기준 출근 시간대의 황금 네거리 통과차량 1대 당 147.5초의 지체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하차도 미설치 시 242.2초가 걸리는 교차로 통과시간이 94.7초로 단축된다는 계산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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