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이어 OLED마저 파주행

입력 2005-12-05 13:58:33

구미 첨단 디스플레이산업 미래 암운

LG의 LCD(액정표시화면) 파주 공장 신설에 따른 지역 첨단산업 위축 우려가 큰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도 파주에 함께 신설될 것으로 보여 지역 첨단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산업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LG전자는 파주LCD클러스터에 7천억 원을 투입, 2008년 OLED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는 LG전자, LG마이크론 및 LG이노텍, LG화학 등 LG 계열사들이 수도권 공장 신·증설에 투입하는 총액 1조8천억 원의 40%, LG전자가 파주에 신규 투자하는 1조1천억 원 중 70%에 가까운 엄청난 액수로 LCD TV 2천억 원, LCD 모니터 1천억 원 등 LCD 분야의 투자보다 오히려 훨씬 큰 규모다.

특히 이번 OLED 공장의 경우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LCD 이후 디스플레이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예측되는 '능동형' OLED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LCD 7세대 공장에 이어 능동형 OLED까지 놓쳐 자칫 구미, 대구 등이 국내 첨단산업 전초기지로서의 입지를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게다가 LG전자의 경우 현재 구미에서 OLED를 생산하고 있는데다 내년에 이곳에서 능동형 OLED를 일부 생산할 계획도 검토 중인 상태여서 파주 OLED 공장 신설 계획이 더욱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LG전자는 실제 지난해 4월부터 구미공장에서 휴대전화 디스플레이에 주로 쓰이는 소형(1, 2인치) 수동형 OLED를 월 100만 대 생산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월 20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LCD 문제에 가려 간과되고 있지만 OLED 분야의 설비 신설 투자 규모가 LCD보다 더 큰 데다 앞으로 지역에 미칠 영향도 더 클 것"이라며 "이번 파주 공장 신증설 및 업체 이전이 모듈, LCD, 각종 부품과 완제품 조립 등 연관산업 간 일관생산체계를 통한 집적화를 위한 것이라고 백 번 양보한다 치더라도 LCD와 OLED가 무슨 상관이 있다고 대규모 OLED 설비 투자를 파주 LCD 클러스터 단지에 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구미에 수동형 등 OLED 생산라인이 있기 때문에 기존설비를 이용한 기술 개발 및 일부 제품 양산을 검토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신규 투자 등을 통한 본격적인 대량 생산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던 만큼 이번 LCD 7세대 문제와 연관시켜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OLED는 화면 반응 속도가 LCD에 비해 1천 배 이상 빠르고 두께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LCD, PDP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데 제조원가가 싼 반면 대형화가 어려운 수동형(PM)과 대형화가 가능하지만 현재 기술적 완성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능동형(AM) 등 두 종류가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