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 실종지대'
주말 KTX 동반자석(4인)이 카드놀이(도박)과 승객소음 및 어린이 장난 등에 따른 열차 예절 실종지대로 전락하고 있다.4일 밤 10시 서울발, 11시 36분 대구도착 KTX. 차량 한 칸의 동반석(4인) 자리 2곳 모두에서 일명 '훌라'라는 카드놀음이 한창 벌어졌다.
30∼40대 회사원으로 보이는 이들은 주변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빨리 패 돌려!', '넌 2만 원, 넌 1만 원', '패가 왜 이리 안 들어오나?' 등 큰 소리를 내며 노름판에 열중했다.
앞뒤 승객들을 외면한 채 카드놀음은 계속됐고 여승무원의 만류부탁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대구역에 도착할 때까지 그만두지 않았다. 1시간여 동안 오고간 판 돈만 20∼30만 원에 달했다. 동대구역에 내린 이들은 기분 좋게 놀았다는 듯 역을 빠져나갔다.
여승무원 이모(26) 씨는 "가족석에서 카드놀이를 하는 손님들이 가끔 있고 경고에도 계속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며 "주말, 공휴일 등 빈 자석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을 때 놀음을 해 곤란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가족석은 단체 이용객을 위해 승차비도 좌석 1인당 3분의 2 정도로 쌀 뿐더러 양쪽에 2명씩 앉아 가운데 간이탁자에서 카드나 화투 등 놀음을 하기에 좋은 장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또 가족 동행 경우 아이들이 지나치게 떠들거나 장난하는 경우도 잦다. 젊은 일행끼리 여행을 떠날 때도 8석을 통째로 차지한 뒤 들뜬 마음에 가벼운 게임을 하면서 떠들거나 끝도 없는 얘기꽃을 피워 다른 승객들은 억지로 참아야 하는 경우도 적잖다. 가족구성원이 5명인 데도 어린아이 1명을 탁자에 앉히고 가는 모습도 가끔 목격된다고 KTX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한국철도공사는 도박과 술주정, 고성방가 등을 제지할 수 있지만 실제 철도공안이나 경찰을 부르는 경우는 드물다. 도박 경우 한 차례도 법적으로 처리된 적이 없는 실정. 공사 관계자는 "동반석 위반사항 기준을 정하고 동반석마다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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