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대구발전 기폭제 삼자-(4.끝)외국 혁신도시 성공비결은

입력 2005-12-05 11:19:37

산-학-연-관 '지역 혁신' 한마음

혁신도시는 공공기관과 기업, 대학, 연구소, 자치단체 등이 서로 긴밀히 연계해 지식과 기술혁신을 창출해 내는 터전을 일컫는다. 이 같은 혁신도시는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많다.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것도 있고 기업이 주도하는 것도 있다.

공공기관 주도의 신도시형으로는 소피아 앙띠폴리스(프랑스)와 마른 라 발레(프랑스), 테크노 폴 메쯔 2000(프랑스), 시스타(스웨덴) 등을, 공공기관 주도의 도시재생형으로는 셰필드(영국)와 달라나(스웨덴) 등을 들 수 있다. 기업주도형으로는 일본의 도요타 등이 있다.

이성근 영남대 정치행정대학장은 "대구 혁신도시 건설을 위해서는 해외 혁신도시의 벤치 마킹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 혁신도시 입지선정위원회가 해외 출장을 가기로 했다 취소했던 소피아 앙띠폴리스와 시스타, 테크노 폴 메쯔 2000 등의 형성과정과 성공 비결을 들여다봤다.

△지식산업중심 사이언스 파크 '소피아 앙띠폴리스'

국토개발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역혁신거점 육성 필요성에 따라 1960년대 초 파리에서 800㎞ 떨어진 중소도시에 개발됐다. 개발 당시에는 관광산업만 발달한 지역으로서 대학·연구소·기업 등 산업기반이 전혀 없었다.

EU와 중앙정부, 자치단체가 다양한 보조금과 감세 및 면세 등 정책적인 금융을 지원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민간부문의 네트워크가 구축돼 현재는 인구 35만 명의 도시로 성장했다. 파리공립 공과대학 분교와 에어프랑스 연구개발 부서, IBM과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의 연구센터가 입주해 정보통신 분야에서 매년 4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1998년에는 세계 10대 지식기반 선도지역, 유럽 3대 지식기반 선도지역의 하나로 발전했다.

소피아 앙띠폴리스는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발전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혁신도시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이 같은 성공을 거둔 데에는 지방자치단체 및 산·학·연의 협력에 의한 성공적인 혁신 클러스터 형성,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동적인 지역혁신 체계 구축 등이 깔려 있었다는 평가다.

△유럽 정보통신 산업의 메카 '시스타'

지난 60년대 초 스웨덴 스톡홀름시의 인구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스톡홀름시에서 북서쪽으로 20㎞쯤 떨어진 곳에 60만 평을 개발했다. 계획에서 진행까지 산·학·연·관 협력 체계를 구축, 지원하고 국가 및 자치단체의 도시경영 정책을 기업경영 마인드로 전환, 기업유치를 촉진했다.

현재 인구 3만 5천 명에 700여 개의 회사가 입주해 있으며 고용인구의 3분의 2가 IT(정보기술) 관련 기업에 종사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에 이은 세계 2위의 정보기술 산업단지로 발전했으며 스웨덴의 기반산업을 부동산·금융 부문에서 정보통신 부문으로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시스타의 성공엔 혁신주체들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중앙정부 및 지방 자치단체는 IT산업 인프라구축 등에 힘을 쏟았고, 스톡홀름대학과 스웨덴왕립공대는 IT대학 공동운영, 국책연구소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 축적 및 산업지원, 에릭슨 등의 연구기관은 R&D(연구개발) 네트워크 중심축 역할을 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시스타의 성공을 이끌어 냈다.

△정보통신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 '테크노 폴 메쯔 2000'

일자리 창출이라는 분명한 개발목표를 갖고 출발했다. 면적은 120만 평에 인구는 12만 명. 단지개발을 위한 개발계획안이 마련된 뒤 메쯔시가 토지거래를 중단시키고 개인으로부터 토지를 구입했다.

정부가 관리하는 회사인 테크노 메쯔 2000 SEM은 시와 더불어 테크노 폴의 발전전략을 세우고, 테크노 폴 메쯔 2000을 관리하고 있다.

1983년 이후 2003년까지 230개 기업과 4천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4천 명의 고급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는 역동적인 중소기업들과 컴퓨터 분야의 높은 명성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들도 대학시설과 연구센터의 입지로 인해 발생된 상호교류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테크노 폴 메쯔 2000은 녹지공간과 골프 코스 등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대학입지가 첨단기업 유치를 가능케 했다.

기초 및 응용연구, 생산이라는 선형 모형을 가진 과거의 공간구조에서 벗어나 단지 내에 연구,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이 상호작용하는 혁신모형을 실천함으로써 지방이 자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도시로 성장해 갈 수 있음을 입증했다. 또 성장속도가 빠른 정보통신 산업으로 유치 업종을 제한함으로써 조기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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