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팀 줄기세포 2차검증 불응할 듯

입력 2005-12-02 09:07:07

MBC, 2차검증 수용 황교수팀에 공개 요구

MBC가 1일 밤 9시 뉴스데스크를 통해 " 민간 검사기관에 DNA검사를 의뢰한 5개의 줄기세포 중 2개가 환자의 DNA와 일치하지않았다"는 검사결과를 공개하고 황교수가 2차 공개 검증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MBC의 보도내용대로라면 전체 5개의 줄기세포에 대한 DNA검사 결과 1개는 완전불일치로 분석됐고 또 다른 하나는 80%만 불일치했다. 결국 5개 중 2개에서 DNA가불일치한 셈이다. 나머지 3개 줄기세포는 DNA 검사 자체가 불가능했다.

◇ PD수첩, 국과수 DNA 검증 요청 배경 PD수첩의 취재일지에 따르면 취재팀은 지난달 12일 황 교수팀으로부터 줄기세포 5 개 라인(2,3,4,10,11번)과 동일한 환자의 모근세포를 넘겨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검증 과정을 감시하고, 양측의 이견을 조정할 재판관격 인물로 안규리 교수측이 지정한 변호사 K씨를 선임하고 계약서를 썼다.

1차 검사결과는 11월 17일에 나왔다. PD수첩의 최승호 책임PD와 한학수 PD 등은 이날 황 교수와 서울대의대 성명훈기조실장, 황교수의 지인 윤모씨, 변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체 검사결과를 제기했지만 황 교수가 "검증 결과를 믿을 수 없으며 검증기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1주일 이내에 2차 검증을 마무리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는 게 PD수첩의 주장이다.

그러나 11월 28일에 황 교수의 대리인 윤모씨와 PD수첩의 최승호, 한학수 PD, 변호사 등이 다시 만났지만 황 교수는 대리인을 통해 "2차 검증에 임하지 않겠다"는입장을 밝혀왔다고 PD수첩은 설명하고 있다. 이후에도 PD수첩은 황 교수팀에 2차 검증작업에 참여할 것으로 요청하는 문서를보냈지만 응답이 없자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검증을 의뢰했다는 것이다.

◇ 황 교수팀 "검증에 응할 수 없다"

MBC PD수첩의 검증 요구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핵심에 서 있는 황 교수는 현재까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황 교수팀의 일원인 이병천 교수는 "검증작업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2차 검증은 없다는 입장이다.

황 교수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DNA 검사 자체가 예민한 데다 검사결과도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게 나올 수 있다"면서 "국과수에서 검증하고, 사이언스지에서 재차검증한 것을 PD수첩이 자체 검증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DNA 검사에서 판독 불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검사 자체에 에러가 있었던 것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이언스 논문검증 어떻게 했나

황우석 교수팀의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과 관련한 논문을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을 게재한 사이언스지는 네이처와 함께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양대 과학저널로 꼽힌다. 보통 이들 저널에 제출된 논문은 저널 편집진이 논문의 적합성 등을 따지는 1차심사 과정을 거친다.

1차 심사를 통과한 뒤에는 논문과 관련된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심사위원(reviewer)의 강도높은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된다. 보통 이 과정에서는 실험과정 등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고 저자들은 이에 답하면서 논문이 원문 그대로 통과하는 경우는 없다.

심사위원들은 논문의 실험 등에서 논리적 문제나 허점(hole)이 보이면 까다롭게지적하고 여기에 저자는 세세히 자료를 준비해 반박해야 한다. 문서로만 이뤄지는과정이긴 해도 작은 허점도 용서되지 않는다는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이런 논문은 한번 게재가 되면 전 세계 관련 연구자들이 다 한번씩 읽어보고 관련 실험을 해보기 때문에 실험에 허위나 문제점이 있었다면 이 과정에서 분명 어디선가 의혹이 제기됐을 것이라는 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황 교수팀이 2004년 2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논문의 경우 심사 과정에서 8차례의 수정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또 2005년 5월에발표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도 이와 비슷한 수정을 거친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이런식으로 해서 심사위원들이 논문에 대해 합격점을 주면 논문은 최종적으로저널 편집진에 전달된다. 당시 황 교수팀은 2005년 5월에 게재된 논문을 제출하기 전 국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DNA 지문 검사 방식을 통해 환자의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보통 사이언스와 네이처 논문이 실리기까지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황 교수팀이 사이언스지에 제출한 논문 2편의 경우 논문의 중요성을 감안해 게재까지 2개월이 걸렸다. 이는 세계적 과학저널에 게재되는 논문의 절대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의 실정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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