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DVD에서 인터넷 패러디로…

입력 2005-12-01 15:20:16

이소룡이 타계한 지 32년이 흘렀지만 이소룡에 대한 인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더 나아가 '이소룡 문화'는 우리 주변에서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소룡 문화'는 영화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껏 꾸준히 이소룡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엔 이소룡을 어릴 적 우상으로 삼았던 386 '시네마 키드'들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004년에 개봉해 우리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현수로 나오는 영화배우 권상우가 이소룡 책을 보며 흉내를 내거나 쌍절곤을 돌리는 모습은 영화의 주요 장면으로 등장한다.

홍콩 영화배우 저우싱츠(周星馳)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쿵푸 허슬'에서도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영화에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올 3월 촬영에 들어간 권수경 감독의 '내 사랑 브루스 리'도 영화의 기본 뿌리가 이소룡이다. 어릴 때 형과 함께 이소룡의 영화를 보고 들판에서 쌍절곤을 돌리며 이소룡을 흉내를 내곤 했다는 권 감독은 한때 우상이었던 이소룡에 대한 향수를 영화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출시한 이소룡의 DVD판은 지금껏 6천 세트가 팔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소룡이 생전에 주연한 사망유희, 정무문, 맹룡과강 등 영화 5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DVD판은 마니아층이나 30대 이상의 중년층을 중심으로 주문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게 한정한(35) 스펙트럼 DVD 영업부 과장의 설명이다.

이소룡 용품 또한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쌍절곤과 이소룡의 노란색 운동복 등 이소룡 관련 용품을 팔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 무토샾 관계자는 "주로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소룡 문화는 인터넷에서도 활발하게 퍼져 있다. 다음 카페에는 이소룡과 절권도, 쌍절곤 등 3만~4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동호회를 비롯해 이소룡과 관련된 동호회 5, 6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동호회에서는 이소룡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가 하면 절권도와 쌍절곤 등을 배울 수 있는 각종 자료들도 올려놓고 있다.

이소룡 패러디도 인터넷을 달구는 메뉴다.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서는 '싱하형'이라는 이름의 패러디 이미지와 동영상이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이 패러디는 이소룡이 나왔던 영화 동영상의 일부를 따오거나 영화 포스터를 이용한 것 등 다양한 버전으로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아이들이 즐기는 격투 게임에서도 이소룡은 단골 소재다. 오락실의 전설이 된 '스트리트 파이터'나 '철권' 등의 인기 격투 게임에서는 이소룡을 흉내낸 캐릭터들이 꼬박꼬박 등장하고 있다. 이동훈(13'대구 달서구 상인동)군은 "최근엔 가정용 게임기에서도 이소룡의 독특한 기합 소리나 무술을 흉내낸 캐릭터들이 곧잘 등장한다"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라이프매일 12월 1일자 www.lifemaeil.com)

사진 : 이소룡 얼굴을 합성한 다양한 '싱하형' 패러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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