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일본 우경화

입력 2005-12-01 11:43:39

지금 일본은 한곳으로 나아가고 있다. 바로 우경화다. 본심을 드러내지 않는 속성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를 공공연히 드러낼 정도니 이미 우려 수준을 넘어섰다. 일본의 우경화는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과서 왜곡은 물론,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평화 헌법 개정까지 이어지고 있다.

◇ 일본 우경화의 대표 선수는 고이즈미 총리, 아베 신조 관방장관, 아소 다로 외무상 등이다. 고이즈미가 2차 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을 때마다 한국과 중국의 여론은 들끓는다. 당장 정상 회담을 취소했다가 번복했다. 일장기를 불태우고, 과격 시위도 편다. 그런데 노련한 정치 여우인 고이즈미는 한국과 중국의 과격한 반발을 즐긴다.

◇ "내가 전쟁을 반성하기 위해 야스쿠니를 찾는데 이웃 한국이 저 난리다. 내정 간섭 아니냐. 그러니 우리 일본이 군대를 가져야 한다. 당장 평화 헌법을 고쳐 세계 최강 군대를 갖고, 유사시에는 전쟁도 불사한다…." 아마 그는 불타는 일장기를 보며 자기가 쳐놓은 덫에 착착 걸려드는 한국 여론을 웃음을 참으며 지켜볼 것이다. 게다가 일본 국민에게 슬쩍 한 마디 더한다. "북한에는 핵도 있지 않으냐."

◇ 아베 신조 신임 관방장관도 고이즈미 못지 않다. 극우파의 '전천후 전폭기'인 아베는 '과거사 뒤집기'의 명수다. 왜곡 교과서를 채택시키기 위한 조직을 지휘하는 것은 물론, "고이즈미 다음 총리도 야스쿠니를 참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아베의 외할아버지는 1급 전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아버지는 기시 파벌을 승계한 아베 신타로 전 외상으로 3대째 극우파다.

◇ 아소 다로 외무상은 한국인 강제 징용자가 희생된 아소 탄광을 증조부로부터 이어받은 극우파이다. 고이즈미 내각의 외교를 총괄하며 아소는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극우파들을 일본 국민이 지지하고 있다. 60%가 넘는 일본 사람들이 평화 헌법 개정을 바라고 있다. 당장 방위청을 방위성으로 격상시켜 미국의 군사력과 격을 맞출 예정이다. 다음 단계는 뭔가. 한반도에 유사 사태가 벌어지면, 일본은 자기 나라의 안보를 위한다며 미군과 함께 한국에 진입하지 않겠는가. 100년 전 대한 제국을 집어삼킬 때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단결하고, 일본 내 양심 세력을 키워서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미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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