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욕심에 오리온스 울었다

입력 2005-11-28 10:13:19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는 '특급 포인트가드' 김승현의 팀이다. 오리온스의 주무기가 김승현이 조율하는 팀 플레이이기에 그의 컨디션과 활약에 따라 오리온스는 울거나 웃게 된다.

27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05-2006시즌 원부 동부와의 2라운드 경기에서 오리온스는 김승현 때문에 울었다. 김승현은 이날 14득점에 9어시스트, 7리바운드, 4스틸을 기록하며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 화려한 패스로 용병 안드레 브라운과 아이라 클라크의 덩크슛을 이끌어내고 잇따라 볼을 가로챈 후 속공으로 연결, 경기장을 찾은 4천549명의 농구 팬들을 열광케 했다. 키(178cm)가 작지만 탁월한 센스로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그의 능력에 팬들은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하지만 김승현은 이날 접전으로 이어진 막판 승부처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리온스가 77대79로 2점 뒤진 4쿼터 종료 20여초전. 상대의 공격 볼을 가로챈 김승현은 빠르게 상대 코트로 드리블하며 들어가다 갑자기 공격 속도를 늦춘 후 3점 라인 밖으로 나와 슛을 날렸다. 성공하면 역전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볼은 림을 맞고 튕겨 나왔고 오리온스는 상대 슈터 양경민(19점)에게 4쿼터에서만 4번째 3점슛을 얻어맞으며 77대82로 무너졌다. 홈팀의 아쉬운 패배에 장내 아나운서는 "스포츠는 즐겨야 한다"고 위로했지만 손쉬운 골밑 플레이로 동점을 이끌어내지 않은 김승현의 욕심에 농구 팬들은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 셈이 됐다.

이날 오리온스는 브라운(22점-9리바운드)과 클라크(21점-7리바운드)가 변함없이 용병의 역할을 했지만 김승현의 본헤드 플레이와 김병철(4점)의 부진으로 승리를 낚지 못했다. 7승7패를 기록한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가장 저조한 7위로 떨어졌다.앞서 오리온스는 26일 부산 원정경기에서 부산 KTF를 105대87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27일 경기 전적

오리온스 77-82 동부(대구)101-88

KCC 79-80 KT&G(전주)

LG 79-66 전자랜드(창원)

삼성 101-88 SK(잠실)

사진: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 대 원주 동부 경기에서 오리온스의 김병철(왼쪽)이 동부의 손규완을 제치며 드리블하고 있다. 브라운(오른쪽)이 동부의 왓킨스를 제치며 드리블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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