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이 몰락하면 지역에 있는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직격탄을 맞게 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보고만 있을 뿐입니다."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방침의 여파가 구미공단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면서 구미공단 대기업과 연계된 칠곡, 김천 등 지역의 협력업체들에도 '동반몰락'이라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구미공단과 가까운 칠곡 북삼읍과 약목면, 석적면 지역은 LG와 삼성 등 대기업의 협력업체 210여 개가 밀집돼 있어 모기업의 공장이전에 따른 피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은 '살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벌써부터 공장의 영업규모를 축소하고 해외에 거점을 구축하는 등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의 확정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고 있다. 왜관공단 LG LCD 연관업체인 ㅍ사는 "본공장의 파주이전으로 이번 달부터 당장 주문량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라며 "내년부터는 주문량 축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모 업체는 이 같은 위기의식을 감안, 국내 사업규모를 점차 축소하는 한편 LG의 해외기지 건설에 맞춰 중국, 유럽 등에 법인설립을 추진하는 등 생산거점을 해외기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은 "자본의 영세성 등으로 인해 대기업을 따라 수도권으로의 공장이전 등의 즉각적인 조치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사업을 계속하려면 대기업을 따라가야 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결국 신규투자 부담이 엄청나 사업을 포기하느냐, 빚을 내서라도 수도권에 투자하느냐의 문제를 결정해야 할 단계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업체관계자들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일이어서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금난 등으로 인해 현지에 남아있더라도 물류비용의 증가와 즉각적인 납품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천 등지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김천공단 내에 위치한 LG 협력업체인 태백 플라텍의 이종기 사장은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방침으로 김천지역 30여 개 LG 협력업체들 사이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한마디로 망연자실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창호 김천시 공업진흥담당은 "지역에는 LG, 삼성 등 70여 개 협력업체들이 있는데 수도권 규제 완화 파문이 LG 쪽은 물론 삼성 협력업체들에까지 미쳐 위기 의식이 전자업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섭·이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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