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딛고 美변호사 시험 합격

입력 2005-11-22 16:35:15

20代한인 조영식씨 '인간승리'

20대 한인이 자폐증을 딛고 법대를 거쳐 처음 도전한 변호사 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퍼시픽 펠리세이즈에 살고 있는 조원영(58)·미라(49) 씨 부부의 아들인 조영식(27) 씨.

1978년 태어난 조씨는 돌을 막 지나면서 BCG 접종 부작용으로 왼쪽 겨드랑이 부위를 크게 도려내면서 두 달간 입원했고 뒤이어 덮쳐온 결핵과 약 5년간 투병하는 사이 사람들을 기피하게 됐다.

폐쇄적인 성향은 늘 울고 다녔던 초등학교 6학년까지 나아질 줄 몰랐으나 아버지 조원영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카운슬러로 등·하교를 같이 하는 등 세탁소를 아내에게 맡기고 아들의 곁을 지켰다.

마침내 조씨는 뉴욕 유니언대학을 졸업한 뒤 2003년 새크라멘토에 있는 로스쿨에 진학했지만 법대 수업은 만만치 않았다. 안면근육 마비 증세가 오면서 학교에서는 수학 중단을 권유했지만 조원영 씨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새크라멘토로 달려가 아들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왔다.

하루 4시간 수면을 취하는 강행군 끝에 합격 통지서를 받아든 조영식 씨는 "남들보다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아야 했는데, 집에서 멀리 떨어진 새크라멘토에서 혼자 모든 일을 해결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셨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됐으니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아버지를 본받아 나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사진: 자폐증을 딛고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조영식 씨의 졸업 사진. 왼쪽부터 아버지 조원영 씨, 여동생 조경식, 조영식 씨와 어머니 미라 씨.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