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6가지 고문기술' 폭로

입력 2005-11-22 10:22:13

美 ABC 방송 파문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시아와 동유럽의 비밀 포로수용소에서 테러 용의자들에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각종 '고문 기술'이 전현직 CIA 요원들에 의해 폭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포터 고스 CIA 국장이 고문 의혹에 대해 "우리는 정보 획득을 위해 특이한 방법을 사용하지만 고문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인권 종주국'을 자처하는 미국 정보기관의 '고문'에 대한 이중 잣대가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미 ABC 방송은 지난 18일 과거 CIA에서 근무했거나 근무 중인 관리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CIA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체포한 테러 용의자들을 상대로 가했던 6가지 고문 기술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CIA가 사용한 고문은 △멱살잡이 △손바닥으로 때리기 △복부가격 △오래 세워놓기 △냉방 집어넣기 △물 고문 등으로, 이는 미 군사 기지 내 비밀수용소에서 십여 명의 알-카에다의 고위 간부들을 상대로 자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멱살잡이는 포로들의 셔츠 앞단을 강하게 잡고 흔드는 것을 말하고, 손바닥으로 때리기는 고통과 공포를 자아내기 위해 손바닥으로 신체를 때리는 행위다. 복부가격은 배 부분을 손바닥으로 강하게 가격하는 데 고통을 주면서도 내상은 피하기 위해 행해지며, 오래 세워놓기는 수갑과 족쇄를 채운 채 40시간 이상 세워놓아 졸음과 피로를 유발하게 한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냉방에 집어넣기는 발가벗긴 뒤 섭씨 10℃ 정도의 방에 가둬놓고 계속 물을 끼얹어 고통을 주며, 물고문은 포로를 널빤지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비닐로 얼굴을 감싼 뒤 물을 부어 질식할 것 같은 고통을 일으켜 자백을 받아내는 방법이다.

ABC 방송은 CIA가 이 같은 고문기술을 이용해 신뢰성이 의심되는 자백들을 받아내 왔다고 지적했다. 전직 CIA 요원인 밥 배어는 이런 방법들이 어느 누구에게서 어떤 것이라도 자백을 받아내게 함으로써 좋지 않은 심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존 시프톤은 "포로들은 자신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는 국제법상 불법인 사실상의 모의처형"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스 CIA 국장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CIA는 피고인들로부터 주요 정보를 얻기 위해 특이한 방법을 사용하지만 고문 금지 법률은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CIA의 고문 의혹을 부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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