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북방 4개섬'(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의 공동개발 여부에 대해 양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지난 15일 러-일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일본측에 쿠릴에서 공동 경제활동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러시아측이 즉각 부인한데 이어 17일에도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일본 니혼게이자이(日經) 신문은 이날 아소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이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각료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쿠릴에 대한 공동개발을 제의했다고 전했지만 일본 외무성은 즉각 부인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쿠릴 4개섬 해역에서 나오는 수산물에 대한 공동개발을 언급했지만 일본 외무성은 이러한 기사가 '억측'에 불과하다며 일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날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크렘린 보좌관이 일본이 쿠릴 공동개발에 관심을 표명해온다면 러시아로서도 기쁜 일이지만 러시아가 먼저 이 문제를 꺼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코메르산트는 특히 프리호드코가 러-일 정상회담후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것이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데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관방장관은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지적했다.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공동개발 문제가 지난 1998년에도 거론됐지만 일본측은 이것이 쿠릴 섬의 자국 반환을 지체시킨다고 판단해 논의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