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학술대회 참가 류드밀라 황 교수
"지금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은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16일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가 주최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과 문화'를 주제로 한 제26차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대구를 찾은 카라칼팍스탄 국립카라칼팍대 러시아어문학과 류드밀라 황 교수(60). 그녀는 '조국'이라는 의미를 두고 신·구세대 사이에 일고 있는 갈등문제에 대해 제일 먼저 입을 뗐다.
"고려인의 긍지와 전통을 버리게 되면 고려인에 대한 이 지역민들의 '존중'도 함께 잃게 됩니다. 한국인도 중앙아시아인도 아닌 '뜨내기'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카라칼팍스탄은 우즈베키스탄 내 자치공화국. 한때 1만여 명에 이르던 이 지역 고려인은 현재 7천5백여 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고려인 3세인 그녀는 고려인들의 비극적인 역사의 장면을 가르치고, 점차 잊히는 조국을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선조들의 비극적인 삶을 조명하는 것도 고려인의 전통을 지켜나가는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최근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와 노래에 푹 빠진 카라칼팍스탄인들이 많다고 현지의 한류 분위기를 전한 그녀는 한국의 주연배우를 직접 보게 해달라고 우즈벡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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