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팔루자 진압작전용 인정

입력 2005-11-17 10:20:15

"민간인에 대한 사용은 없었다"

미국 국방부는 16일 이라크 주둔 미군이 작년 11월 이라크 팔루자를 공격했을 때 화학무기 일종인 흰색 인(燐·WP)을 사용, 저항세력과 민간인들을 불태워 숨지게 했다는 주장과 관련, 인을 사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간인에 대한 사용 주장은 강력하게 부인했다.

국방부 대변인인 배리 베너블 중령은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가 지난 8일 미군의 이라크 민간인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을 보도한 것과 관련, "흰색 인은 공격 목표물을 표시하고 위치를 흐리게 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고 있다"면서 "적군 전투병들에 대한 소이탄 용으로 팔루자에서 간간이 사용된 적이 있다"고 밝혔다.

WP는 반투명 밀랍 같은 물질로 톡 쏘면서 마늘 같은 냄새를 풍기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산소에 노출되는 순간 발화돼 순간적인 고열과 함께 노란색 불꽃과 고밀도의 흰색 연기를 내뿜는다. 베너블 대변인은 또 미군 야전포대 잡지 3-4월호가 팔루자 참여 미군병사들이 "참호와 거미집 같은 구멍속에 숨어 있는 이라크 저항세력들을 만나 고성능 폭약으로도 효과적인 제압이 어려울 때 심리적 공포감을 주기 위한 강력한 무기의 일환으로 WP와 다른 무기들을 사용했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서도 "민간인에 대한 무기 사용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탈리아 국영 RAI는 그러나 당시 팔루자 전투에 참가한 전직 미군병사와 인터뷰를 통해 "WP는 뼈만 남을 때까지 살을 태운다. 나는 불탄 여성과 아이들의 시체를 봤다. 인은 폭발해 구름을 형성하며 반경 150m 이내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러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증언들을 보도했다. 이와 함께 RAI는 팔루자에 있는 인권연구센터가 제공한 것으로 돼 있는 수십 장의 고화질 사진들을 통해 침대에 있는 팔루자 시민들로 추정되는 일부 시신들의 경우 옷은 크게 손상되지 않았으나 피부는 분해됐거나 고열로 녹아내린 장면을 방송했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