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대구시장 후보를 놓고 열린우리당내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자·타천으로 유력하게 거론돼 온 이재용 환경부 장관 외에 다른 인사들도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 열린우리당 인사는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여당의 대구시장 후보로 이 장관의 낙점을 의심치 않았다. 여당 인사로는 유일한 구청장 출신이란 점과 높은 인지도, 특히 '정권 차원의 시장감 만들기'라는 일부의 비판 속에서도 환경부 장관에 임명됨으로써 이 장관은 대구시장 후보로서 확실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후 이 장관의 대구시장 후보 내정설은 계속 탄력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상황변화가 일고 있다. 당 관계자 및 현역의원, 총선 낙선자들을 중심으로 이 장관 단일구도로 계속 가서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후보를 노출된 상태로 계속 방치할 경우 한나라당에 공격의 빌미와 시간을 제공하게 된다는 논리다. 특히 한나라당의 후보구도가 안개속에 쌓여 '과연 누가 될까'라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단일구도로 계속가서는 경선 흥행과 후보 지지도가 동반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현역 대구시장 후보구도를 전격 교체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 장관을 보호하는 차원도 고려돼 있어 대구시장 구도 변화론자들의 주장이 탄력을 더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은 최근 "이 장관이 대구시장으로서 가장 적절한 인물이긴 하지만 시장 후보 구도가 너무 일찍 고착화돼 버리면 한나라당이 공격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주게 된다"며 "다른 인물들을 띄워 경선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당 한 관계자도 "창당 2주년을 맞아 중앙당도 지도부 교체 및 새로운 정치적 이벤트를 만들어 지지율 상승을 꾀하고 있다"며 "대구시장 후보가 특정인사로 고착화될 경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흥행에서 실패하게 되고 그것은 곧바로 표심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해 낙선한 배기찬 국회의장 정책보좌관, 권형우 한국공항공사 감사 등도 같은 시각으로 보고 있다. "최소한 경선이라도 해야 한다"(배 보좌관) "정치적 성향이 같은 인사들을 모두 불러들여 후보 경선을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권 감사)는 주장이다.
이밖에 CEO 및 전문 행정가 출신의 참신한 원외 인사를 발굴해 이 장관과 팽팽한 대결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등 이 장관의 단일 구도에 변화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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