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의 전원주택 ABC-'멋진 터'란 어떤 곳일까

입력 2005-11-12 08: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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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의 터는 전원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마을의 중심에 있어 앞집, 옆집에 가려지는 아쉬움이 있어도 안되고, 접근성만을 생각해 국도나 지방도를 접한 집터를 정하면 사람 위주가 아닌 차 위주가 되어 전원의 참뜻을 잃은 집이 될 수 있다.

전원주택의 집터는 무조건 도로보다 높고 하천보다는 더더욱 높아야 한다. 그리고 멋진 곳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많은 이들이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없다고 하지만 꿈을 갖고 발품을 팔면 언젠가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을 터이다.

소나무 숲 가운데 있는 평해 월송정(月松亭)은 특징 없는 평지에 있으면서도 아름답다. 울진의 망양정(望洋亭)은 바다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어떤 곳이 좋은가를 보여주고 있다. 삼척의 죽서루(竹西樓)는 오십천 강을 바라보고 멀리 삼척시 성남동의 넓은 강마을을 볼 수 있어 강 옆에 그럴 듯한 집을 지을 사람에게는 좋은 예다.

전원주택의 집터는 덤으로 얻는 땅이 있어야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집터와 접한 땅을 쉽게 매입해 넓힐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뒤에는 산이 있거나, 국·공유지, 도랑, 하천부지 등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덤으로 얻는 땅이 크면 클수록 좋은 전원주택지다. 정원의 바깥에 산이나 숲, 바다나 호수 등의 자연물이나 사원의 건축물을 자기 정원의 일부인 것처럼 여길 수 있다면, 가까운 산이나 호수를 정원의 일부인 것처럼 바라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모든 경치를 자기 돈으로 다 살 수 없는 것이기에 꼭 내 것이 아니라도 볼 수만 있으면 남의 것, 내 것이 구분되지 않는 것이 자연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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