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꿈꾸는 자유의 록커 최건

입력 2005-11-11 23:02:52

"부산에서는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아마 어머니의 고향이라 그런가 봅니다"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중국 록음악의 대부 조선족 록커 최건(44)씨는 11일 오후 '제2회 아시아 송 페스티벌'이 열린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낡아서 창 끝이 너덜너덜하고 별모양이 새겨진 흰 야구모자에 무뚝뚝한 표정의 최씨는 공연 시작 1시간 전인데도 긴장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최씨는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다른 참가자들의 음악을 들어보았느냐는 질문에 "참가자 중 나이가 제일 많아서 그런지 제일 많은 음악을 들어왔다"며 "다른 출연가수들 모두의 음악을 들어봤고 모두 좋아한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한국의 록음악에 대해 "'크라잉 넛'과 같은 젊은 사람들이 록음악을 하는 것 같아 좋다"면서 "록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좋다"고 말했다.

1989년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자유에 몸부림치던 중국 젊은이들을 탱크 앞에서 하나로 뭉쳐주게 했던 노래인 "일무소유(一無所有·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로 세계에 알려진 최씨.

그는 천안문 사태 당시 자신의 음악이 끼친 영향에 대해 "당시 록음악이 막 시작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었고 그들이 내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표출할 수 있어 '일무소유'를 택한 것 같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는 "클래식을 좋아하고 베이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 연주자로 활동도 했지만 새로운 방면의 음악을 해보고 싶어 록음악을 시작했다"며 "음악 뿐 아니라 음악과 관련된 영화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많은 것을 이룬 지금 무슨 꿈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지은뒤 "지금 꾸고 있는 꿈은 비밀이라 말해 줄 수 없다"며 "그러나 반드시 언젠가 실현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40대에도 새로운 것을 꿈꾸는 여전히 자유로운 록커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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