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달콤새콤한 드라마는 그만"

입력 2005-11-11 23:03:43

"드라마는 어머니 젖무덤 같은 포근함이 있어야 한다."

탤런트 최불암(65)이 요즘 TV드라마 풍토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MBC 월화드라마 '달콤한 스파이'(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고동선)에 출연 중인 그는 1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드라마가 재미만을 추구하면 안 된다"면서 "드라마로 쓴맛도 봐야지, 단맛만 봐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요즘 드라마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가벼운 사랑 이야기로만 수렴되는 듯한 분위기에 일침을 가한 것.

또한 그는 "드라마만 재미있고 자기 인생이 재미없으면 어떡하느냐"며 드라마에서 재미만을 추구하는 것에는 시청자들의 책임도 있음을 지적했다.

'전원일기','수사반장' 등 MBC의 대표적 드라마에 출연한 그는 이날 최근 MBC 드라마의 부진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요즘 드라마는 사랑과 배반 등 말초적인 것만 건드려 동감, 감동이 안 된다"면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애정 어린 충고를 전했다.

그는 "요즘 MBC 드라마가 젊은 사람들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비판한 뒤 "젊은이들은 집에서 한가하게 TV를 보고 있지 않으며, 어른 입장에서도 젊은이들이 집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정에 대한 갈증과 삶의 정서를 아름답게 구현하는 것이 드라마"라며 "드라마 속 인물도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닌 인물이 그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MBC가 잘하는 것은 인간성 부여"라며 "도도히 흐르는 한강처럼 드라마가 국민을 끌고갔으면 하는 욕심도 있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대선배로서 후배 연기자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인기 관리나 돈벌이를 위한 배우가 되지 말고 사회적인 의미에서 배우가 돼야 한다"면서 "요즘 젊은 배우들은 아들딸 같고 손자 같은데 주위에 사람(매니저와 코디네이터 등)도 많고 거만해 반말을 못하겠더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꼬집었다.

또한 웰컴투코리아 시민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갚을 줄도 알아야한다"면서 배우들이 사회봉사에도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67년 데뷔해 어느덧 연기 생활 40년을 바라보는 그의 말을 관계자들이 곰곰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을 듯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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