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이런 삶-이경재 변호사

입력 2005-11-11 16:54:34

이경재(李炅在·56) 변호사는 신문 칼럼니스트이자 방송 패널로도 활동, 사회적 현안들에 대해 소신을 피력해 왔다.그래서인지 대구·경북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고언(苦言)들이 많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무엇보다도 리더 그룹들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역민들의 폐쇄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의식을 개방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과 같은 지역 풍토에 빠져 있는 한,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리더들은 다른 지역 사람 혹은 역외 자금 등을 끌어들여 지역발전을 유도해 나가는 데 적지 않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가령, 패션산업만 해도 섬유업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개방적 사고를 토대로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

고령 출신으로 고향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친 뒤 대구로 유학, 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지난 1968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법대를 졸업하던 해인 72년 사법시험 14회에 합격한 후 연수원생활과 보충역 복무를 거쳐 75년 춘천지검 검사로 첫 출발했다. 87~88년에는 상주지청장, 97~98년엔 대구지검 1·2차장을 잇따라 역임했으나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98년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받은 뒤 통상적인 인사관례에서 밀려난 것으로 판단, 1년여 근무하다가 사직서를 내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24년 동안의 검사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서울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94~95년,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수사를 맡았던 일이라고 한다. 특히 그는 양대 참사의 백서를 각각 발간하기도 했으며, 이 백서는 그후 전문가들에 의해 전범(典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대형 사고가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각종 참사가 잇따르는 대구에 대해서도 "건설공사와 관련, 수준 높은 능력과 노하우를 갖춘 맨파워를 키워내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한 뒤 "지역에도 한때 대형 건설업체들이 있었지만 50년도 지속되지 못하고 부도로 무너져 버린 게 안타깝다"고 했다.

2000년 총선때 고향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려 했으나 한나라당 일색의 지역 분위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했었던 이 변호사는 "정치에 직접 뛰어들겠다는 생각은 이제 접었다"며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좋은 후배들을 돕고 싶으며, 특히 이 같은 사고를 갖고 있는 세력이 있다면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지난달 천정배 법무장관의 불구속 수사지휘 파문과 관련해서는 "구속할 것인지 여부는 수사상 하나의 방법일 뿐 인권 문제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 뒤 "구속 수사하겠다는 검찰총장의 소신을 그런 식으로 묵살해버리면 검찰조직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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