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마케팅' 한해 매출 절반 넘기도

입력 2005-11-11 11:26:48

애플데이, 빼빼로데이 등 특정일을 기념해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이른바 '데이 마케팅'(Day-Marketing)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제품의 경우 연간 전체 판매량의 80%가량이 데이 마케팅을 통해 이뤄질 만큼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의 경우 특정 과자 연간매출의 70% 이상이 이 기간에 이뤄질 정도. 원래 빼빼로데이는 부산·경남지역 여중고생 사이에서 1자가 4개 겹치는 날에 '날씬하고 예뻐지자'는 의미로 빼빼로를 주고받는 데서 비롯된 것. 관련업체가 판촉을 위해 '빼빼로데이'로 정하면서 지난 2000년 이후 빼빼로 관련제품 매출은 매년 30%가량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엔 매월 14일을 기념하는 '포틴데이' 마케팅도 늘고 있다. 1월 14일은 다이어리데이, 2월은 초콜릿을 주는 밸런타인데이, 3월은 사탕을 선물하는 화이트데이, 5월은 장미를 선물하는 로즈데이, 7월은 은 제품을 선물하는 실버데이, 10월은 와인데이 등 매월 14일마다 기념일로 삼는 것. 이 밖에 닭고기 및 계란 판매를 위해 만들어진 9월 9일 '구구데이', 10월 24일 '애플데이', 11월 14일 '오렌지데이' 등도 있다. 또 2월 22일은 '커플데이', 인터넷 인기사이트 '싸이월드'에서 유래한 4월 2일 '싸이데이'도 있다.

이 같은 데이 마케팅의 위력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에 초콜릿 및 사탕 매출은 연간 전체 매출의 80%에 이를 정도. 부가적으로 꽃, 인형 매출도 뛰어오르고, 음식점·카페·나이트클럽도 호황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한편에선 데이 마케팅의 역기능도 상당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체 상업성에 의한 억지 기념일 때문에 10대 과소비를 부추기고, 조잡한 기념용 제품에 지나친 마진을 붙여 판매가를 책정한다는 것. 평소에 팔던 제품에 액세서리 하나만 붙여서 2배 이상 가격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동아백화점 마케팅담당 권희진 대리는 "갖가지 데이 마케팅을 통해 매출이 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상술에 휘둘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11일은 빼빼로데이에 앞서 '농업인의 날'임을 알고 우리 농산물을 애용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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