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독주 붕괴 조짐…"男프로배구 재미있겠네"

입력 2005-11-09 10:17:20

수년간 야구와 농구, 축구에 밀렸던 배구가 프로 출범 2년째 몇가지 부활 징후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팬들을 가장 술렁이게 하는 첫째 요인은 다음 달 3일 정규리그 개시를 앞두고 치뤄지고 있는 시범경기에서 거의 10년째 깨지지 않던 남자배구의 독주 체제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년간 김세진, 신진식 등 호화군단으로 '무적함대'였던 삼성화재가 시범경기에서는 꼴찌가 되고 꼴찌가 일등이 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해부터 삼성화재의 아성을 위협하던 김호철 감독의 현대캐피탈, 수년간 드래프트 1순위로 거물급 신인을 보강한 대한항공,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브라질 출신용병 키드의 가세로 한층 안정감이 더해진 LG화재 모두 삼성화재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부상선수 김세진과 신진식을 빼긴 했으나 프로 팀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스포츠에서 오랫동안 고정돼 있던 판도 자체가 요동치는 것보다 박진감 넘치는 일은 없을 터. 전력의 평준화 뿐 아니라 올 시즌 선 보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팬들의 눈길을 붙잡아 둘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남자 3팀이 용병을 확정한 상태로 현대캐피탈은 206㎝의 장신 숀 루니(미국)를 앞세워 한 차원 높은 고공 배구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LG화재의 리베로 출신 라이트 공격수 키드는 고무공 같은 탄력과 분위기를 단번에 바꾸는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고, 삼성화재의 브라질 출신 레프트 공격수 아쉐 역시 선진 배구의 진수를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킬 것으로보인다.

올시즌 프로로 옷을 갈아 입는 여자 배구 역시 최근 드래프트 1순위로 흥국생명에 둥지를 튼 '새내기' 김연경이 단숨에 코트를 평정한 것을 비롯해 김민지, 나혜원등 부상 선수들의 복귀로 어느 때보다 풍해 질 것으로 전망돼 기대가 크다.

게다가 코트 밖 환경도 배구 쪽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케이블채널 엑스스포츠가 겨울 스포츠를 양분하고 있던 농구를 독점 중계, 배구는 공중파 또는 다른 케이블망 이용이 가능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주 시청자들을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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