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예절의 고장…남다른 자부심
태백산맥 연봉으로 경북 최북단에 위치한 봉화.
도처에 산악이 중첩해 '오지'로 통하는 곳이지만 선비정신을 자랑하는 예절의 고장이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림과 빼어난 경관, 도처에 산적한 문화재와 특산물 등은 봉화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때문인지 봉화 출신 서울사람들도 고향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가는 곳, 만나는 사람들마다 고향 자랑이 남다른 것을 보면 도회지 출신들은 갖지 못한 향수가 있는 것 같다.
정계출신 인사는 김중위(66) 전 의원이 봉화 출신이다. 양정고와 고려대를 나와 사상계 편집장, 유진오 박사 비서관, 고려대 강사를 하다 1981년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민정당 입당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12대 전국구 의원을 거쳐 13·14·15대 내리 4선을 했다. 15대 때는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냈고 환경부 장관도 역임했다.
서울 강동구청장을 하다 17대에 국회에 진출한 한나라당 김충환(51) 의원도 있다. 서울 경복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지난해 총선 때 3선 구청장을 하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서울 강동갑에서 당선됐다. 한나라당에서 지방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다.
14대 의원을 지낸 강신조(70) 마이다스에세자산운용(주) 고문은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었다. 기획원 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조폐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강동호(61) (주)석천레미콘 사장은 16·17대 총선 때, 박영무(49) 아주대학교 교수는 17대 총선 때 출마했다.
경제계 인사로는 이구택 포철 회장과 함께 세계 굴지의 포스코를 이끌고 있는 강창오(63) 사장이 있다. 대구공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온 강 사장은 포스코 공채 3기로 입사해 줄곧 생산과 기술개발 현장을 지켜온 이공계 출신 대표적 CEO다. 현재 기술담당 총사령탑인 기술연구소장을 겸하면서 차세대 공법인 파이넥스 상용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이 상용화되면 용광로를 대체해 연료비는 물론 환경오염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코오롱 그룹 부회장을 지내다 지금은 고문을 맡고 있는 김주성(58) 코오롱 고문도 봉화 출신이다. 봉화고와 연세대 철학과를 나왔다. 코오롱상사에 입사해 회장 비서실장, 코오롱 개발·코오롱 호텔 사장 등을 역임했다. 최근에 부회장직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있으면서 각종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계열사로 디지털방송 관련업체인 알티캐스트 지승림(56) 사장은 봉화고와 영남대를 나왔다.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비서실 기획팀장(부사장)까지 승진했다. 알티캐스트는 계열사인 알티전자 회장에 삼성물산 회장 출신의 이필곤 씨를 영입하면서 삼성과의 끈끈한 연을 이어가고 있다.
공장자동화 기계 생산업체로 코오롱 계열사이던 한국화낙(주) 김동기(54) 사장은 계성고와 고려대를 나와 코오롱 그룹에서 잔뼈가 굵었다. 96년부터 이 회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호텔업계에서 한때 유명세를 날렸던 강수창(61) 전 파라다이스호텔 사장도 봉화 출신이다. 경북고와 동국대를 나와 (주)올림포스관광호텔 입사, 파라다이스제주개발(주) 사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주)파라다이스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 총장을 지낸 권원기(71) 포항공대 초빙교수는 안동농림고와 연세대 상대를 나와 경제기획원과 과학기술처 차관까지 지냈다. 포항공대 초빙교수를 지냈고 현재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을 맡고 있다.
아주대 병원장을 지낸 강신영(67) 아주대 의대 교수는 서울고와 연세대 의대를 나왔다. 아주대 병원에서 정형외과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외국인진료센터장이다.
권종국(75) 서울대 명예교수, 김형묵(66) 고려대 의대 교수, 정소성(61) 단국대 불문학과 교수, 김주현(59) 서울대 의대 교수, 금동혁(58) 성균관대 생명자원과학대학장, 고정식(47) 배재대 중국학과 교수 등도 연구·교수활동에 활발하다.
법조계에도 봉화 출신들이 많다. 강신욱 (61) 대법관은 2000년 7월 대법관으로 인준을 받았다.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검 중수부, 서울지검 특수부장을 지냈고 청주·전주·대구지검 검사장 등을 역임했다. 올 11월 말 임기를 마치고 대법관에서 물러난다.
강철구(63) 사법연수원 교수는 서울 가정법원 판사로 시작해 서울 남부지원장, 전주지방법원장, 대구지방법원장과 광주고법원장, 특허법원장 등을 지냈다.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나왔다.
이번 검찰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동기(52) 인천지검장도 봉화 출신이다. 경동고와 한양대를 졸업했다. 사시 18회로 대구지검 특수부장, 서울지검 형사부장, 대구지검장 등을 지냈다.
신태길(50)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김호영(46) 서울북부지방검찰청 전문부장검사, 강윤구(42)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도 정통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다.
언론·문화계 인사로는 김상택(51) 중앙일보 화백이 있다. 99년 경향신문 화백으로 있다가 이사대우로 중앙일보로 옮겨 현재는 상무대우를 받고 있다. 한 컷짜리 만평을 통해 정권 풍자와 보수 시각으로 인기와 비판을 모으고 있다. 상지전문대 미술과를 졸업했다.
영화감독 김기덕(45) 씨도 봉화 출신이다. 2004년 영화 '사마리아'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고 그 해 영화 '빈집'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탔다. 영화 '섬' '수취인 불명'이 베니스 영화제에, '나쁜남자'가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동화(65)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권일(54) 중앙일보 미디어기획실장을 비롯해 언론계 출신들도 다수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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