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빚에 눌린 80대의 고단한 삶과 죽음

입력 2005-11-04 11:34:21

자식들의 카드빚을 갚기 위해 대출을 받았던 80대 노인이 빚을 갚지 못하는 것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이모(80) 씨 집에서 이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녀들 카드 빚을 갚고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새마을금고에서 700만 원을 대출받았다는 것.

이씨와 부인(75)은 하루 종일 종이를 모아 팔아 이 가운데 200만 원을 갚았지만 나머지 500만 원을 갚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7남매가 있으나 사업에 실패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자녀가 많아 부모를 모시지 못한 것도 이씨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노부부는 또 수입이 거의 없어 아침은 집에서 해결하고 점심은 인근 복지회관에서 해결하는 등 어려운 살림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이씨는 부인에게 "먼저 점심 먹으러 복지회관으로 가 있어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채 고단했던 삶을 마감,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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