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피해 파키스탄 산골마을

입력 2005-11-04 10:12:48

屍身,생존자 안구·신장 등 판매 횡행

아프가니스탄 갱단과 파키스탄의 장기밀매 조직들이 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산골 마을을 돌아다니며 희생자들의 시신에서 불법적으로 안구와 신장 등을 마구 적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겨울철이 닥치면서 생계가 막막해진 생존자들이 헐값에 안구나 신장 등을 판매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어 피해 지역 주민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경찰은 지난주 카슈미르 일대에서 신장을 불법 적출하던 아프가니스탄 갱들을 체포했다.

4명으로 구성된 일당이 가진 냉동고에는 시신에서 불법적출해 낸 15개의 신장이 들어 있었다. 이들 아프간 갱단과 파키스탄 장기밀매 조직은 구조단체와 경쟁을 벌이며 외부와 고립된 지역을 찾아가 시신들에서 장기를 마구 적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충격적인 소식은 구조단체들이 기온급강하로 손길이 닿지 않고 있는 산간벽지의 마을에서 동사자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전해진 것이다. 한편 지진 피해자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텐트 촌들에는 장기 매매를 권유하는 전단이 대거 나돌고 있고, 생계가 막막한 생존자들이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생존자들은 자발적으로 '안구 팝니다', '신장 팝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을 텐트 밖에 걸어 놓고 장기 매매업자의 접근을 기다리고 있다. 이름을 '룸잔'이라고만 밝힌 한 33세 남자는 형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려 숨지면서 떠맡게 된 7명의 조카들을 먹여 살리려고 신장을 팔기로 했다.

진앙지 인근 마을에 살았던 그는 "다카의 한 여성이 가족들을 부양하려고 안구를 판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신장을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룸잔의 신장 매매를 주선한 업자는 "그는 운이 좋다. 외국인이 신장을 사가기 때문에 2천400파운드(약 450만 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내국인에게 팔면 절반밖에 못 받는다"고 말했다. 이 중개업자는 소개료로 600파운드(약 110만 원)를 챙겼다.

파키스탄 군 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8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이미 7만3천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많아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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