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픽' 으로 식탁 안전 지킨다!

입력 2005-11-04 09:00:31

중국산 김치에 이어 일부 국산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되는 등 식탁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때문에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직접 농촌을 찾아가 직접 수확 및 구매하거나 유통업체 판매 농산물의 안전을 직접 점검하고 나서는 등 '안전한 식탁 직접 챙기기'에 나섰다. 이같은 맥락에서 작년부터 농협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유픽'(U-Pick : Pick Your Own), 즉 소비자가 농장을 방문해 필요한 농산물을 직접 수확하는 직거래 방식이 도시 주부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대구농협의 경우 유픽이 시작된 첫해인 2004년 8차례 연인원 320명이 참여하는데 그쳤지만 올해는 연말까지 모두 52차례에 걸쳐 연인원 2천1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수확 농산물도 양파, 감자, 마늘, 고추 등 식재료부터 포도, 사과, 참외 등 과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각 지역 농협과 연계한 아파트 부녀회를 중심으로 유픽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농촌을 찾아간 주부들은 직접 우리 농산물을 수확하고, 또 현장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산지 가격으로 구매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1일에도 군위군 부계면 동산1리에서 사과수확 체험행사가 열렸다. 농협 대곡지점이 주관한 이날 유픽에는 대구 달서구 도원동 미리샘마을과 나래마을 아파트 부녀회원 30명이 참여했다. 사과를 직접 수확해 본 부녀회장 조숙이(50)씨는 "유통업체에 진열된 농산물은 사실 농약을 얼마나 쳤는지, 가격은 너무 비싼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는데 직접 농장을 찾아와 농민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또 현장에서 직접 수확까지 해보니 훨씬 안심이 된다"고 했다. 농민들도 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 이 마을 이춘자(58) 부녀회장은 "가뜩이나 수확철에 일손이 달리는데 도시민들이 직접 수확하고 구매까지 해주니 고맙다"고 했다. 김진득 농협 대곡지점장은 "이날 부녀회원들은 체험 수확한 사과 10kg 들이 60여 상자(상자당 2만 원)를 구매하는 등 유픽 성과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통업체들도 바빠졌다. 소비자들과 직접 구매식품 생산 현장을 방문해 처리과정을 견학하고, 또 소비자 요구에 따라 매장 진열품목도 바꾸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3월 영천에 있는 대백 지정 농장인 흥생 양계농장을 고객들과 함께 방문, 사육과정을 직접 확인했고, 4월에는 안동간고등어 생산 현장을 찾아가 생물 고등어가 간고등어로 처리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또 매년 11월 김장철이 되면 강원도 횡성에 있는 종가집 김치공장을 방문해 국산 양념과 배추로 김치 담그는 체험행사를 벌이고 있다.

동아백화점도 계절별로 지정 계약농장을 견학하고 있다. 현장에서 수확한 상품은 염가에 판매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일종의 '유픽형' 마케팅을 펼치는 것. 아울러 식품매장 등에 고객요청게시판을 마련, 고객이 요구하는 희귀상품을 구매해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식품관의 푸드코트 신규입점 음식점의 경우, 고객 시식회를 통해 맛을 평가받고 입점여부를 결정할 정도.

롯데백화점은 고객상담실, V.O.C(Voice Of Customer), 고객소리함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버상담실을 통해 접수된 고객 민원은 1일 이내 이메일 또는 유선으로 반드시 고객에게 통보하도록 돼 있다. 대구점과 상인점의 일평균 고객의견 접수건수는 15~20건. 또 고객의 소리함을 통해서도 월 평균 30여건의 의견이 접수된다.

소비자 요구는 '안전한 제품'을 넘어 '맞춤형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 고객의 구미에 맞춰 알맞은 양의 간편야채를 선보였고, 즉석 도정미, 세제 및 샴푸류 리필용기, 일반 와인병의 절반 정도 크기의 하프와인도 매장에 진열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구조 역시 소비자 요구를 꾸준히 반영해 진화하고 있다"며 "유아휴게실, 아동 놀이방, 수유실 확충 등 표면적인 서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장애우 및 아동전용 카트 도입 등 점차 세밀한 부분까지 고객 요구에 맞추고 있다"고 했다.

김수용 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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