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cool&hot-폭행당하는 경찰 구경?

입력 2005-11-04 09:37:27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취객들에게 폭행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시민들이 말리거나 신고하기는 커녕 카메라폰 등으로 사진을 찍으며 구경만 했던 일이 네티즌들을 가장 화나게 한 뉴스로 뽑혔다.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지난달 30일 밤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K아파트 앞길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수원중부경찰서 북문지구대 노모 경장 등 2명이 취객 5명에게 둘러싸여 머리와 급소를 걷어 채인 것은 물론 경찰 흉장마저 뜯겨져 땅에 떨어지는 등의 봉변을 당했다.

출동한 노 경장 등이 차량통행을 방해하고 폭행을 행사한 취객 2명에게 수갑을 채우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려는 순간, 나머지 일행 3명이 갑자기 달려들어 함께 출동했던 강모 순경의 팔을 물어뜯는 등 10여분 동안 난동을 부렸던 것.

그러나 주택가에서 TV를 보다 나온 주민 등 50여 명은 경찰을 때리는 취객들을 말리기는 커녕 '우우' 소리를 지르며 카메라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을 높이 들고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는 것이다.

다급해진 강 순경이 "112에 신고해 달라"며 수차례에 걸쳐 큰 소리로 요청했지만 주민들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구경만 했다. 강 순경은 "경찰관이 폭행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나 몰라라'하는 주민들을 보고 당황스러웠다"며 "맞으면 무능한 경찰이고 때리면 폭력경찰이라는 오명을 써야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우리 사회의 개인주의 팽배와 시민의식의 실종에 깊은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렸다.

조향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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