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사랑이야기 발레 '지젤' 공연

입력 2005-11-03 08:37:49

숭고한 한편의 사랑 이야기가 늦가을을 적신다.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타츠킨발레단이 대구를 찾아 3~5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낭만 발레의 진수로 꼽히는 '지젤'을 선보인다.

'지젤'은 1841년 진 코랄리와 쥘르 페로의 안무로 초연된 이래 낭만발레의 대명사가 된 작품. 독일의 한 농촌마을에 사는 순박한 처녀 '지젤'은 백작의 신분을 숨긴 채 농부로 변장한 알브레히트를 사랑하게 된다. 포도축제가 펼쳐지던 날, 지젤은 마을의 여왕으로 뽑히지만 시골 청년인 줄 알았던 알브레히트의 신분과 약혼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 충격으로 숨을 거두고 만다.

지젤의 무덤으로 찾아온 알브레히트를 묘지의 빌리(처녀영혼)들이 유혹해 마법을 걸려 하지만 지젤은 사랑의 힘으로 이를 막아낸다. 함께 춤을 추던 알브레히트와 지젤에게 새벽이 밝아오고, 사라지는 지젤의 그림자를 보며 알브레히트는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후회가 밀물처럼 들려든다.

순박하고 명랑한 시골 소녀에서 사랑의 배신에 몸부림치는 광란의 여인으로, 또 싸늘한 영혼이 되어 숭고한 사랑을 표현하는 지젤의 연기력이야말로 이 발레의 감상포인트.

지젤 역의 이라나 칼레스니코바는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등 주요 작품의 주연을 맡아 네덜란드, 독일, 영국, 벨기에 등 세계무대에 샛별처럼 떠오르고 있는 발레리나다. 지난 2001년 이탈리아 리에티 콩쿠르에서 2위를 수상한데 이어 2002년 바르나 국제 콩쿠르에서는 은메달과 함께 '백조의 호수' 3막 베스트 듀엣 공연자에게 주는 나탈리아 마카로바상을, 또 프라하 발레 콩쿠르에서는 금메달을 수상했다.

마르가리타 알피모바가 예술 표현을 책임지고 있는 타츠킨 발레단은 대부분 상트페테부르크의 유명한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한 70여명의 무용수로 구성돼 있다. 1만~5만원. 053)666-6111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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