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 FA컵 아마추어 돌풍의 핵

입력 2005-11-03 02:06:59

"헝그리 정신이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FA컵에 강한 것 같네요"

올해 10년째 맞는 FA컵에서 3번째이나 8강에 오르면서 아마추어팀 최다 8강 진출 기록을 세운 한국철도의 이현창 감독은 2일 부천SK를 상대로 4-2 대승을 거둔 뒤 승리의 영광을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으로 돌렸다.

이 감독이 이끄는 한국철도는 이날 승리를 포함해 역대 FA컵에서 5번이나 프로팀을 잡아 '프로 킬러'라는 별명을 확고히 했다.

더욱이 한국철도는 오는 12월 10일 8강전에서 K2리그 라이벌인 고양 국민은행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되면서 아마추어팀 사상 첫 FA컵 4강 진출도 노려보게 됐다.

이날 승리를 거둔 뒤 이 감독은 "솔직히 K리그 팀들이 FA컵에 부담을 많이 갖는 게 사실"이라며 "아마추어팀들은 밑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을 갖고 편하게 경기에 나서는 게 오히려 승리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K2리그를 계속 치르면서 가을쯤 되면 선수들의 팀 전술 숙지도가 높아지는 것도 좋은 경기를 펼치는 이유중 하나"라며 "외국인 용병선수가 없을 뿐 실력만큼은 K리그 팀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이날 부천은 주말 K리그 경기에 대비해 수비수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2군 선수들을 출전시켜 맥빠진 경기를 치렀다.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여전히 '안갯속 정국'인 상황에서 부천 정해성 감독은 사실상 FA컵을 포기하고 K리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

공격진에 용병과 1군 공격수가 모두 빠진 부천의 공격은 무디기만 했고, 수비진의 보이지 않는 실수까지 겹쳐 K2리그에서도 흔히 보기 힘든 4-2 스코어가 나면서 한국철도가 대승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한국철도의 8강전 상대인 고양 국민은행 역시 2진급 멤버가 나선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K리그의 치열한 막판 순위 다툼이 오히려 FA컵에 나선 아마추어팀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한 것.

이 감독은 "K2리그 챔피언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8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대답했지만 내심 여유있는 표정에서 K2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을 함께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읽을 수 있었다.

한편 이 감독은 최근 불거진 팀 해체설에 대해 "얘기가 와전됐다. 이철 사장 역시 K2리그 후기리그 우승 뒤에 더욱 도움을 주겠다고 얘기했다"며 "사장 역시 해체설 때문에 성적이 더 좋아진 게 아니냐고 농담을 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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