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차례의 폭발음과 섬광에 이어 긴 터널속에 치솟는 불길, 매캐한 연기,영문도 모른 채 뒤따라 달려 오는 차량들...
1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구마고속도로 달성 2터널에서 발생한 미사일 추진체 탑재 화물차량의 화재사고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자칫했으면 엄청난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 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터널을 통과하던 15t 트럭의 뒷바퀴에서 발생한 불은 금방 적재함의 미사일 추진체를 담고있던 나무상자로 옮겨 붙었다.
놀란 화물트럭 운전자 박성수(31)씨는 차량에 비치된 소화기를 꺼내 진화를 시도했지만 확산되는 불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순식간에 화물트럭은 화염에 휩싸이면서 연기를 내뿜어 터널 속은 매캐한 연기속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박씨와 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공군 호송관은 터널에 진입한 차량운전자들에게 " 빨리 대피하라"고 고함을 치면서 급히 터널을 빠져 나왔다.
당시 터널 속에는 100여대의 차량들이 진입해 정차한 상태였으며 운전자들은 차량을 버린 채 몸만 황급히 피했다. 불이 난 직후 7-8차례에 걸쳐 대규모 폭발음이 진동했고 화재차량의 잔해가 터널밖 도로까지 튕겨나와 당시 터널 속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당시 이 곳을 운행하던 이제천(25)씨는 "터널에서 귀가 얼얼할 정도로 큰 폭발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터널 밖까지 치솟았으며 이후 30여분간 7-8차례 폭발음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폭발음은 천둥이 치듯 요란했고 터널 입구는 검은 연기가 엄청나게 뿜어져나와그야말로 전쟁터였다. 터널 밖으로 2-3차례 불이 붙은 대형 철제파편이 튕겨져 나와 고속도로 인근 야산까지 10여m나 날아가 한때 산불이 붙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은 터널 밖으로 계속 뿜어져 나오는 검은연기에다 사고차량에 미사일 추진체가 실려 있다는 말에 현장 접근은 엄두도 내지못한 채 속수무책이었다.
3시간여 만에 화재를 어느 정도 진화하고 들어가 본 터널 속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사고트럭은 터널안 4차로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뼈대만 남고 그을린 채 비스듬히 걸쳐 널브러져 있었고 터널안 도로공사 폐쇄회로 TV는 모두 녹아내리고 터널 중간지점의 비상통로 셔터도 무너져 내려 당시의 화력을 한눈에 알 수 있을정도였다.
도로는 여기저기 움푹 패여있고 패인 곳마다 시커먼 트럭의 잔해가 쌓여있었다.
검은 연기와 분진이 가득차 있는 가운데 터널 내 콘크리트 벽 일부가 떨어져 내리고 불에 탄 전기 배선과 차 유리 파편이 곳곳에 널려있었다.
특히 터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사고가 난데다 불길로 터널 환풍기 배선이 녹아 내리면서 환풍기 가동이 전면 중단돼 '후속사고'로 연결됐을 경우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중요 무기를 수송하면서 군 호송관이 1명뿐이고 안전 수칙은 제대로 지켰는지, 터널속의 화재는 무방비 상태인지, 모두 안전의식이 결여된 사고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미사일 추진체가 뇌관과 분리돼있었던 점이랄까.
목적지를 향해 터널에 진입했던 100여명의 운전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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