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성미술상 수상 '황영성 초대전'

입력 2005-11-01 08:49:53

한 작가의 평생의 작품을 살펴보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도 의미있는 작업이다. ' 작가의 초반 작품 세계는 어땠는지''작품의 소재나 주제에 어떠한 변화를 겪어 왔는지'를 알게 되면 그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053-653-8121)에서 열리는 '제5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 황영성 초대전'에는 작가 황영성(64·조선대 교수) 씨의 역작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향토색 짙은 우화(寓話)의 세계와 서정성 있는 목가적 조형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황씨의 작품이 '수업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구별·배치돼 있어 관람객들의 감상과 이해를 쉽게 하고 있다.

▨1전시실= 1971년 국전에서 '토방'으로 특선되기 이전 '수업기'와 이후 '회색시대' 작품들이 전시된다. 우화적이고 향토적인 황씨의 작품 경향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의 작품들이다. 평면적으로 단면화되고 분할된 화면구성이 대상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조감도적' 인상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2전시실= 1980년대 '녹색시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녹색조의 화려한 원색들(오방색 중심)이 특징이다. 이 시기 작품들에는 설화적인 성격이 엿보인다. 이를 통해 '가족'의 개념이 작품의 중요 요소로 자리잡았다. "넓은 들, 전라도 평야를 화면에 가득히 넣고 논밭을 기하학적으로 분류"했다는 '마을'시리즈가 대표적.

▨3~5전시실= 황씨의 회화에 본격적으로 상징적 이미지가 드러난 시기들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황씨의 작품은 자신의 주변에서 시작해 한국, 나아가 범세계적인 이미지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향토적 서정성'을 벗어나 '세계적 보편성'을 지향하는 작업성향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이후로 오방색 대신 지나치게 원색적이지 않은 다색조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캔버스·실리콘·스텐구·알루미늄 등 다양한 재료들로 그려진 '가족 이야기'가 민화적인 느낌을 전해준다.

▨드로잉= 간결하게 생략·압축된 황씨의 드로잉작들도 선보인다. 특히 90년대 초 해외 문화유적 여행 당시 현지의 신문이나 잡지를 이용해 그린 작품들이 현장의 신선감을 전해준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