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오페라의 향연으로 달궜던 2005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29일 대구시립오페라단의 '마르타' 공연을 마지막으로 한 달간의 축제를 마무리했다. 이번 축제는 2007년부터 대구를 대표하고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려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성공 여부를 가늠케 할 중요한 리허설 과정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모아졌다. 편식하지 않은 다양한 시도, 오페라층의 고른 확산 등은 축제의 의미를 한 단계 성숙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지역 오페라단의 소외, 축제의 공간을 한정시켰다는 점에서는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다양해진 레퍼토리
지난해 축제 개막작 로마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을 야외무대에 올렸던 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올해는 이탈리아 살레르노 시립극장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공동으로 제작한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무대에 올림으로써 자체 제작역량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이태리 작품의 편향성을 버리고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의 오페라를 소개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상기회를 갖게 했다. 특히 축제 기간 중 국립민속국악원의 판소리오페라 '춘향전'을 끼워넣어 자칫 오페라 마니아들의 축제로 그칠 수 있는 축제의 문턱을 낮춰 많은 시민들을 축제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다. 7편의 오페라와 함께 11차례에 걸친 오페라 이벤트 및 프리 콘서트 등의 갖가지 행사가 곁들여지면서 오페라 작품 외에는 볼 것 없는 축제라는 고정관념을 깨려는 노력들도 빛을 발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전문가들의 포럼을 통한 한국 오페라의 현실을 진단하고 발전방향을 알아보는 장을 마련해 내실있는 축제의 의미도 더했다.
◇국제축제로의 과제
그럼에도 '국제'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높아만 보인다. 특히 '오페라'라는 타이틀을 걸고 치러지는 축제에서 정작 지역의 민간 오페라단의 작품이 전혀 소개되지 않은 것은 자칫 기반을 다지지 않은 채 단지 유명 단체를 초청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기만을 위한 축제로 그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축제의 무대가 오페라하우스만에 집중돼 축제의 분위기를 떨어뜨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제한시켰다는 점이다. 시민 김상훈(43·대구 동구 율하동)씨는 "시민들의 축제 동참분위기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소오페라나 연주회 등 축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이 각 구마다 마련돼 있는 공연장에서 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의 많은 음악인들이 꼽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성공 키워드는 결국 외국의 유명작품을 보여주는 축제가 아니라 지역과 우리 오페라에 대한 창작열기로 모아지고 있다. '버섯피자' 등 이번 축제기간 무대에 올려진 2편의 소오페라는 앞으로 진행되어야할 소오페라 운동의 확산과 세계에 알릴 우리의 대표오페라 탄생에 대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전히 시급한 과제는 중장기적인 축제의 밑그림을 그릴 예산의 확보.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행사를 치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그마저도 축제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확정돼 중장기적인 축제의 방향은커녕 당장에 치러야하는 축제 준비도 해내기 힘든 상황을 거듭하고 있다"며 "국제적인 오페라축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예산 증액과 함께 안정적인 예산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임주섭 음악전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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