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장금과 한국 음식을 더욱 사랑해주세요!"
이달초 일본 공영방송인 NHK 지상파 채널을 통해 방영을 시작한 '장금의 맹세'( 대장금)가 드라마 '겨울연가' 이후 열기가 다소 주춤했던 일본에서 '제2의 한류 붐'에 불을 댕겼다.
30일 오후, 3천명이 입장할 수 있는 일본 공영방송 NHK 시부야홀은 입추의 여지가 없는 만석.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꼬마 장금이 조정은양과 한상궁역의 탤런트 양미경씨가 객석을 가로지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환호와 탄성을 지르고 손을 뻗어 악수를 청하는 열렬 관객들도 많았다.
NHK와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공동 주최한 '대장금과 한국 식문화와의 만남'이라는 이날 행사는 대장금의 인기를 업고 한국 농식품과 식문화를 일본 대중에게 알리려는 취지로 열렸다.
'대장금 명장면 베스트 5'의 화상이 대형 브라운관을 통해 방영되자 일부 관객들은 "아! 저 장면, 기억난다"며 절로 탄성을 질렀다. 명장면 1위는 꼬마 장금의 엄마가 죽는 장면. 조정은양이 "슬픈 장면이어서 엄마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하자 관객들은 "과연!"을 연발했다.
시부야홀을 찾은 관객들은 주로 '대장금'의 고정 시청자들로 대장금에 관한 '전문가' 다운 지식을 뽐냈다. 전 관객을 상대로 '장금의 아버지가 씨름판에서 상대를 넘어뜨린 기술은?' '드라마 연출감독의 이름은?' 따위를 질문한 '퀴즈 대회'는 이날 행사의 클라이맥스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양미경씨는 "한국의 음식에는 손맛, 고향의 그리운 맛이라는 게 있다. 정성을 들여 장을 담고 그걸로 찌개를 끓인다. 숙성되고 정성이 들어간 한국 음식을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가수 김연자의 공연이 흥을 돋웠으며 경기도 이천에서 난 쌀을 사서 떡을 찌고 그 떡으로 '궁중 떡볶이'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은 일본 관객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했다.
행사에 앞서 홀에서 열린 수라상과 궁중요리 전시회에 많은 관객들의 발길이 머물렀다. 관객들은 왕과 왕비, 상궁 등으로 분장한 궁중의상 차림의 모델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쌀로 제작된 이영애.양미경.조정은의 사진과 한국 농식품 공동브랜드인 '휘모리'와 파프리카, 유자차, 삼계탕, 인삼, 고추장,김치, 전통주 전시회에도 관객들로 북적거렸다.
관객중 한명인 이이지마 미유키(飯鳥 美由紀.여.29)씨는 수라상을 배경으로 모친과 번갈아가며 휴대폰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그는 "대장금을 보면서 조선과 조선의 문화를 알게됐다.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책을 보며 공부했다"며 "나는 한국요리 팬이다. 회사 점심시간에는 비빔밥을 자주 먹는다. 만두를 좋아하며 삼계탕을 꼭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대장금은 일주일에 한편씩 총 54부작으로 연말까지 방영된다. 겨울연가에서는 중년 여성에 국한됐던 한류에 대한 관심이 이 드라마 방영을 계기로 젊은이와 남성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 역시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상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양미경씨는 "일본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보낸 한국어 팬레터가 점점 늘고 있어 인기를 실감한다"며 "다른 나라와의 교류는 음식문화를 통해 더욱 쉽게 접근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들에게 삼계탕과 유자차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영애씨도 이날 행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정치에서 이룰 수 없는 것이 문화 교류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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